'금사과' 언제까지…바나나·파인애플 '인기'
올 1~2월 오렌지 수입량, 작년 2배↑
"체리, 키위 등 관세 인하 품목 추가"
수입에도 과일값 고공행진…"유통과정 살펴봐야"
2024-03-18 16:43:26 2024-03-18 16:43:26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설 이후에도 사과, 배 등 국산 과일값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수입 과일을 찾는 손길이 늘었습니다. 수요 증가와 정부의 지원 아래 과일 수입량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18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오렌지 수입량은 약 9964톤으로, 전년 동기 수입량인 4339톤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열대과일류 중 수입량이 가장 많은 바나나는 같은 기간 42.6% 증가한 6만2502톤을 수입했습니다. 지난해 월평균 2만7419톤을 수입했는데, 올 1월(3만1056톤)과 2월(3만1446톤) 수입량 모두 평균치를 훌쩍 넘겼습니다.
 
올해 2월까지 파인애플 수입량은 1만2610톤으로 전년 대비 31.5% 늘었으며, 망고는 5822톤으로 14.1% 뛰었습니다.
 
주요 수입 과일의 수입량 증가는 국산 과일값 급등에 기인합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지난 15일 기준 사과(후지) 소매가격은 1개당 최고 4110원에 달합니다. 평균가격은 약 2742원으로 1년 전보다 20% 올랐습니다. 배(신고) 1개는 최고 5640원, 평균 4538원입니다.
 
특히 대표 인기 과일인 사과가 지난해 봄철 냉해와 여름철 장마 여파로 생산량이 감소한 데다 설날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치솟아 '금(金)사과'로 불리는 실정입니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선임연구원은 "오는 7월 첫 수확을 앞둔 아오리 사과 출하 전까지 사과값 강세는 불가피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사과 수입 목소리가 나오지만 외래 병해충 유입 가능성에 엄격한 수입위험분석 과정을 거쳐야 해 쉽지 않습니다.
 
마트에 진열된 사과와 오렌지 모습. (사진=김성은 기자)
 
이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입 과일이 대체재로 부상하며 장바구니를 채우고 있습니다.
 
정부도 과일값 안정을 위해 지난 1월 중순부터 오는 6월까지 주요 수입 과일 6종에 할당관세를 도입하며 대응하고 있습니다. 오렌지 관세율은 50%에서 0%로, 바나나 등 나머지 5종은 30%에서 0%로 관세를 대폭 인하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사과, 배 수요를 대체할 수 있도록 수입 과일과 농산물, 가공식품에 대한 할당관세 대상 품목을 대폭 확대하고, 물량도 무제한으로 풀겠다"며 "현재 24종인 과일류 관세 인하 품목에 체리, 키위를 비롯한 5종을 바로 추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수입 과일마저 지난해보다 높은 가격을 보이는 상황입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 중 신선과실 물가는 1년 전보다 41.2% 급등해 32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오렌지 7%, 키위 15.1%, 파인애플 9.3% 등 일부 수입 과일 물가 상승폭도 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할당관세 도입에도 수입 과일 가격 상승은 중간 유통의 문제로 봐야한다"면서 "정부가 유통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파인애플, 아보카도 등 수입 과일이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다"며 "지난해부터 사과 공급량이 문제인 만큼 신속한 수입 절차를 검토하는 동시에 농가 상생 지원책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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