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우유' 유업계, 케어푸드·건기식 사업 확대
매일유업, '특수의료용도 식품' 사업 추가
남양유업·hy 등 건기식 사업 활발
저출산 현상에 사업 트는 유업계…건기식 공략
2024-03-12 17:03:32 2024-03-12 17:36:05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유업계가 케어푸드와 건강기능식품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저출산에 따른 우유 수요 감소와 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비 위축이 지속됨에 따라 자구책을 찾는 모습입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건강기능식품의 제조, 판매 및 수출입업'과 '특수의료용도 식품 제조, 판매 및 수출입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을 오는 29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렸습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환자나 고령층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영양분 등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케어푸드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환자식과 고령친화식을 제조 판매하는 자회사 엠디웰아이엔씨를 통해 전개했던 케어푸드 사업을 매일유업에서 전적으로 맡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엠디웰아이엔씨는 매일유업 지주사 매일홀딩스와 대웅제약이 지분 50%씩 나눠 공동 설립한 자회사입니다. 매일홀딩스는 지난해 엠디웰아이엔씨의 지분을 매각했으며, 관련 사업은 매일유업 메디컬푸드사업부가 이어갑니다.
 
단백질 등 건기식 제품 범주도 늘리는 추세입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말 단백질 분말 '테이크핏 당케어'를 출시했는데요. 저당 설계로 당 섭취에 민감한 중년·노령층을 타깃으로 한 건기식입니다. 남양유업은 단백질 제품 '테이크핏'을 비롯해 제약회사 녹십자웰빙과 연구해 만든 '이너케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죠.
 
야쿠르트 제조사인 hy도 건기식 사업에 적극적입니다. 지난 2021년에는 일부 야쿠르트 제품이 발효유에서 건기식으로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의사와 건강 상담을 통해 알맞은 영양제를 추천하고 소분 포장해 정기 배송해주는 '닥터잇츠'를 론칭했으며, 최근에는 건기식 브랜드 '브이푸드'의 신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지난 2022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 제약·바이오·건강기능 산업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이 의약품과 건강보조식품 등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심각한 저출산 현상 여파로 유업체들은 우유와 분유만으로 사업 지속이 어려워진 판국인데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우유 소매점 매출은 지난 2020년 약 2조4652억원에서 지난해 2조1532억원으로 13% 하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분유 매출은 869억원에서 520억원으로 40% 줄었습니다.
 
한 유업체 관계자는 "결국 저출산, 고령화로 가는 인구 구조 변화에서 살아남으려면 타깃층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케어푸드나 건기식으로 사업 구조를 틀어 고령층 수요를 확보해야 한다"고 현재 처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조사 결과,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은 6조2000억원 규모입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27% 확대됐습니다. 건기식 구매 경험률은 81%로, 10가구 중 8가구 이상은 연 1회 이상 건기식을 구매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렇다 보니 유업계는 건기식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다른 유업체 관계자는 "일단 맛있어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면서 "건기식 시장에 먼저 발을 디딘 제약사보다 맛에서는 강점을 가진 만큼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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