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첨가물 제로, 신선한 재료 고집"…하림의 승부수
종합식품사업 전진 기지 익산 '퍼스트 키친'을 가다
하반기 온라인 물류센터 가동 예정…배송까지 한 번에
맛·신선도 앞세워 소비자 공략…"가격과 타협하지 않을 것"
2024-03-08 17:38:19 2024-03-08 19:15:3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닭고기와 육가공품 위주로 성장한 하림그룹이 식품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식품 제조부터 배송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전진 기지를 전북 익산에 구축하는 동시에 신선함과 맛을 최우선으로 한 제품을 생산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겠다는 전략입니다.
 
7일 방문한 전북 익산 함열읍의 '하림 퍼스트 키친(First Kitchen)'은 12만3429㎡(약 3만6500평)의 드넓의 부지에 우뚝 솟아 있었습니다. K1·2·3의 세 공장과 가동을 준비 중인 온라인 물류센터로 나눠진 퍼스트 키친은 모두 브릿지로 연결돼 내부에서 이동이 가능했습니다.
 
이곳에서는 면류, 즉석밥, 소스, 육수, 가정간편식(HMR) 등을 생산합니다. 하림은 앞으로 가정의 주방은 조리 기능이 최소화되고, 공장에서 만든 식품을 가져와 식사하는 공간으로 변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이 공장을 '온 국민의 공유주방'이라는 뜻을 내포한 퍼스트 키친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전북 익산 함열읍에 위치한 하림산업의 '하림 퍼스트 키친' 전경. (사진=김성은 기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진두지휘하에 만들어진 '더미식 장인라면'이 퍼스트 키친 K2 공장에서 생산됩니다. 밀키트 요리면인 더미식 '유니 자장면'과 '육개장 칼국수'를 비롯해 '닭육수 쌀라면',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의 '까망 짜장면' 등 면류 제품은 다양화되고 있습니다.
 
K3 공장에서는 더미식 즉석밥의 생산 라인을 추가 중에 있습니다. 쌀과 물을 용기에 담는 초기 공정과 용기 위에 뚜껑을 덮는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공장과 맞먹는 수준으로 관리되는 '클린룸'에서 실시해 위생과 제품 보관 안전성을 확보했습니다.
 
현장 안내를 맡은 퍼스트 키친 관계자는 "타사는 즉석밥에 산도조절제나 보존료 등 첨가물을 넣는 것과 달리 하림은 오로지 쌀과 물로만 밥을 짓는다"면서 "쌀을 누르지 않고 진동 방식으로 소분하고 시간을 들인 뜸들이기로 집에서 갓 지은 밥맛을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K1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국, 탕, 찌개류에는 화학첨가물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신선한 재료와 천연 조미소재를 활용해 맛을 낸다는 게 하림의 설명입니다.
 
(왼쪽)'하림 퍼스트 키친' 내부 모습과 (오른쪽)하림 관계자가 '더미식 즉석밥'의 제조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은 기자)
 
하림 관계자는 "신선하지 않은 재료는 이 공장에 들어올 수 없고, 최고의 맛이 아니면 나갈 수 없다는 게 하림이 고수하는 철칙"이라며 "가격이나 시대의 조류와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식자재를 다루며 경험을 축적한 하림은 탄탄한 기본기 위에 식품사업 저변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지난 1978년 김홍국 회장의 황등농장 설립으로 시작한 하림은 현재 국내 닭고기 시장 점유율 1위의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닭고기 생산 과정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은 물론 일찌감치 캔 닭가슴살과 용가리 등 여러 제품을 내놓은 바 있죠.
 
(왼쪽)하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에서 생산된 닭고기와 (오른쪽)16년 경력의 작업자가 닭고기 발골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은 기자)
 
제조~배송을 한 곳에서…온라인 물류센터, 하반기 가동
 
하림은 올해 하반기 온라인 물류센터를 정식 개장할 계획입니다. 한 공장에서 제조부터 배송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원웨이 시스템을 구축하게 됩니다. 공장에서 갓 만든 제품을 가정으로 바로 배송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물류센터는 익산 퍼스트 키친의 마지막 퍼즐인 셈이죠.
 
이날 본 온라인 물류센터 내부는 컨베이터 벨트가 설치된 곳이 있는 반면 아직 콘크리트가 보이는 곳이 있는 등 가동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림 관계자는 "통상 공장에서 생산된 식품은 물류 허브로 옮겨져 가정으로 배송하거나, 마트에 진열돼 소비자가 구입하게 된다"면서 "생산된 시기가 지날수록 신선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 온라인 물류센터를 통해 중간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줄여 소비자에게 더욱 신선한 식품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렇게 절감한 비용은 품질을 높이는 데 사용된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로 품질을 끌어올리고, 이를 통해 소비에게 인정받겠다"고 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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