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벨트' 대전…총선 승패 가른다
'한강·반도체벨트' 민주당 수성 여부 관전 포인트
'낙동강벨트' 보수 결집 관건, '금강벨트'는 안갯속
2024-02-16 17:55:24 2024-02-16 19:37:38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제22대 총선 승패는 수도권과 충청권을 거쳐 영남을 가로지르는 '4대 벨트' 대전이 가를 전망입니다. 이번 선거의 결과를 좌우할 '4대 벨트' 지역구 수는 총 50곳인데요. 이른바 서울의 '한강 벨트', 경기 수원·용인 등의 '반도체 벨트', 부산·경남(PK)의 '낙동강 벨트', 대전·충청권의 '금강 벨트'는 여야 모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이번 총선에서 최대 승부처로 꼽힙니다. 여야 모두 '4대 벨트'에서 민심 잡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수성이냐 탈환이냐를 놓고 빅매치가 예상됩니다.
 
4대 벨트 지역구 '총 50곳'…여야 대격돌
 
수도권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의 '한강벨트'는 한강에 인접한 선거구 11곳(중·성동갑, 중·성동을, 광진갑·을, 용산, 마포갑·을, 영등포갑·을, 동작갑·을)을 통칭합니다. 지리적으로도 서울의 중심이지만, 역대 선거에서 표심을 단정하기 힘든 '스윙보터(부동층 유권자)' 지역구로 꼽혔습니다.
 
4년 전 21대 총선 당시 11곳 중 용산을 제외한 10곳을 민주당이 싹쓸이했습니다. 그러나 2년 후 대선에선 표심이 완전히 뒤바뀌면서 마포을과 광진갑을 제외한 9곳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 후보들이 민주당을 누르고 대거 당선됐는데요. 국민의힘은 대선·지방선거에 이어 3연승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민주당은 '현역 프리미엄'을 앞세운 자신감을 각각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신정치 1번지' 용산에서 국민의힘이 사수에 실패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입니다. 국민의힘에선 현역인 권영세 의원이 단수 공천을 받은 가운데, 민주당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등의 전략공천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강벨트의 요충지인 광진을에선 현역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과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이 맞붙습니다. 이 밖에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동작을에선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일찌감치 단수공천을 확정 지으며 '보수 깃발'을 꽂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나 전 의원의 대항마로는 추 전 장관 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의석수(59석)를 가진 지역입니다. 경기도에서의 결과에 따라 총선 승부가 좌우될 수 있다는 뜻인데요. 민주당은 경기도에서 19·20·21대 총선에서 3연승을 거뒀습니다. 이번 총선에선 '반도체벨트'(수원·용인·화성·평택)가 경기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습니다. '반도체벨트'는 14곳(수원갑·을·병·정·무, 용인갑·을·병·정, 화성갑·을·병, 평택갑·을)에서 여야의 빅매치가 예상되는데요.
 
우선 수원갑에는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수성전에 나선 반면, 국민의힘 영입 인재인 김현준 전 국세청장이 탈환에 나섭니다. 두 사람 모두 수성고 출신으로 '수성고 매치'도 흥미로운 볼거리입니다. 19대 총선까지 보수정당이 강세를 보였던 수원병에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여당 후보로 나서 탈환을 노립니다. 민주당에선 친명(친이재명)계 김영진 의원이 3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막 오른 '낙동강 혈투'…'금강벨트'는 안갯속  
 
PK 격전지인 '낙동강 벨트' 역시 여야의 빅매치가 예상됩니다. 부산 북·강서·사상·사하구, 경남 김해·양산시 등 낙동강 하구 지역을 포함하는 '낙동강 벨트'는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영향으로 민주당 험지인 PK에서도 비교적 야당 지지세가 높습니다. 21대 총선에서도 낙동강 벨트 내 9곳의 선거구 중 5곳을 민주당이 차지했는데요.
 
국민의힘은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을 차출해 전진 배치함으로써 PK 전반의 전력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입니다. 여당은 PK 내에서도 어려운 지역으로 꼽히는 '낙동강 벨트'를 탈환해야 전반적인 선거 판도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5선 서병수, 3선 김태호·조해진 등 굵직한 중진 의원들을 '낙동강 벨트'로 재배치시켰습니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곳은 전직 도지사 대결인 경남 양산을입니다. 탈환을 노리는 국민의힘은 김태호 의원을 전진 배치했습니다. 민주당에선 현역인 김두관 의원이 재출격합니다. 이 밖에 서병수·조해진 국민의힘 의원 출마하는 부산 북·강서갑과 김해을에서도 3선에 도전하는 전재수·김정호 의원과의 경쟁이 예상됩니다.
 
대전·충청권의 '금강 벨트'는 앞서 3개 벨트와는 다르게 판세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격전지로 떠오른 '금강 벨트' 16곳은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14곳을 승리하며 깃발을 꽂았는데요. 오차 범위 내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르면서 혼전이 예상됩니다.
 
현재까지 윤곽을 드러낸 '금강 벨트' 대진표에서 눈에 띄는 여야 빅매치는 충남 공주·부여·청양입니다. 이 지역구엔 5선의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단수 공천되면서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는데요. 정 의원과 박 전 수석은 20, 21대 총선에 이어 22대 총선에서도 맞붙으면서 '세 번째 맞대결'을 기록했습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각 지역에서의 여야 대진표와 점차 윤곽을 드러내면서 전투를 앞둔 여야 대치도 본격화하고 있다"며 "선거에서 인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5%로, 박빙 승부에서는 인물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 이상의 격차라면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선거 구도로, 특정 정당이 강세였다고 해서 이번에도 그러리라는 법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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