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후광' 지운 국힘…'사천 논란' 휩싸인 민주
공천 1R, 한동훈 주도 국힘 승…민주, 계파 갈등에 혁신 실종
2024-02-15 17:32:25 2024-02-15 17:59:14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를 앞두고 거대 양당의 공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시스템 공천을 통한 '인적 쇄신'인데요. 공천 경쟁 초반 성적표는 '국민의힘이 앞선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국민의힘은 애초 우려와는 달리 '용산 후광 지우기'에 나선 반면, 민주당은 '친명(친이재명) 내리꽂기'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사천 논란'에 휩싸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제7차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40년 지기' 컷오프험지 나선 전희경만 '단수공천'
 
15일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나란히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전일 서울·광주·제주 25곳의 단수 공천에 이어 이날 경기(14곳)·인천(5곳)·전북(6곳) 지역 25인의 단수 추천 후보자를 공개했습니다.
 
경기에서는 영입 인재인 김현준 전 국세청장(수원갑), 이수정 경기대 교수(수원정),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수원병) 등 수원 지역의 5개 선거구 중 3곳의 공천을 확정 지었습니다. 안철수 의원도 성남 분당갑의 재출마가 결정됐습니다. 인천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계양을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단수 공천을 받았습니다. 이른바 '명룡 대전'이 사실상 확정된 계양을은 이번 총선 핵심 격전지로 부상했습니다. 
 
민주당도 이날 경선 14곳, 단수 10곳 등 총 24개 선거구의 공천 결과와 첫 번째 전략 공천 후보자를 발표했습니다. 단수 공천자 중에는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서울 광진을),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서울 서초을)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최인호(부산 사하갑), 송기헌(강원 원주을), 민홍철(경남 김해갑), 김정호(경남 김해을), 김두관(경남 양산을) 등 총 7명의 현역 의원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전략 공천은 영입인재 중심으로 이뤄졌는데요. 서울 강남을에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을, 인천 부평갑에 노종면 전 YTN 기자를 지명했습니다. 전은수 변호사와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는 울산 남구갑과 부산 사하을에 각각 전략공천을 받았습니다. 
 
안규백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제4차 전략공관위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이틀간의 국민의힘 단수 공천 발표를 보면, 용산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의 이름을 좀처럼 찾기 어렵습니다. 서울 송파갑에 공천을 신청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도 '컷오프'(공천 배제)됐습니다. 
 
이날 발표된 인사 중에서는 의정부갑에 공천이 확정된 전희경 전 대통령실 정무1비서관 정도가 용산 출신으로 분류되는데요. 다만 의정부갑은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6선을 하는 등 지난 7번의 선거에서 민주당이 독식했던 지역입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험지 중의 험지'로 꼽힙니다. 때문에 '양지를 좇는 용핵관(용산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시스템 공천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자평했습니다. 
 
'하위 20%' 미룬 민주당이재명 '이중잣대' 논란까지
 
반면 민주당은 여전히 '계파 갈등'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컷오프 가능성이 높은 '하위 20%' 당사자에 대한 통보도 다음 주로 미뤄둔 상탭니다. 이재명 대표가 일부 전·현직 중진 의원들에게 직접 불출마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며 '사천 논란'까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당 지도부는 비위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 중인 의원들을 컷오프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전날 출마 선언을 한 노웅래 의원과 기동민 의원 등이 대상자로 거론됩니다. 만일 이들의 컷오프가 현실화 될 경우 대장동 개발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와의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합니다. 
 
전략공천지로 지정된 서울 중·성동을 출마를 선언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거취는 '친명(친이재명)-친문(친문재인)' 계파 갈등의 최대 분수령입니다. 이 중심엔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을 둘러싼 갈등이 내재돼 있는데요. 비주류 내부에선 "추미애는 되는데 임종석은 왜 안 되느냐"라는 비판이 팽배합니다. 안규백 민주당 전략공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임 전 실장과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고 즉답을 피했습니다.
 
다만 양당의 공천 작업이 이제 출발선을 떠난 만큼 평가를 내리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여야 모두 논란의 소지가 적은 지역부터 후보자를 확정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인데요.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결과가 나와야 본편이 시작되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이 대표의 역할에 아쉬움이 있다고 짚었는데요. 그는 "이 대표가 먼저 나서서 불출마 선언을 하거나 비례 뒷번호를 받겠다 했으면 올드보이 물갈이를 얘기해도 받아들여졌을 것"이라며 "자신은 지역구를 지키면서 임 전 실장을 험지로 보낸다면 여러모로 스텝이 꼬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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