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뒤면 <뉴스토마토>가 '천공 의혹'을 보도한 지 정확히 1년이 됩니다. 앞서 지난해 2월2일 본지는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남영신 육참총장 '천공·김용현, 공관 둘러봤다' 말했다">라는 제목으로 천공의 대통령 관저 개입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부 전 대변인과의 수차례 인터뷰, 복수 관계자의 증언 등을 토대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본지는 의혹을 취재하면서 사실관계를 더 명확히 확인하고자 강원도 고성까지 천공을 찾아가 인터뷰를 시도했습니다. 천공 측 인사들은 물론, 천공의 육참총장 공관 사전 답사 등에 동행했다는 김용현 대통령실 경호처장에게도 반론을 청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본지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했습니다. 의혹을 제기한 기자 3명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후 대통령실이 현직 기자를 고발한 첫 사례였습니다. 수사를 맡은 경찰은 지난해 8월 '해당 의혹은 백재권 교수를 천공으로 착각한 것'이라며 본지 취재를 허위로 결론짓고, 기소 의견을 달아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으로 넘겼습니다. 검찰은 반년이 되도록 아직 연락조차 없습니다.
천공 의혹을 보도한 고초는 회사에 대한 직간접적 불이익으로 이어졌습니다. 우선 대통령실은 한국정책방송원(KTV국민방송)을 통해 본지에 대한 영상 제공을 중단하도록 했습니다. KTV는 지난해 5월 첫째 주부터 <뉴스토마토>와 <시사인> 등 일부 언론사에 영상 제공을 중단했는데, KTV 실무자가 이를 본지에 통보하면서 "대통령실에서 난리가 났다"고 말한 겁니다.
특히 대통령실은 본지 기자의 대통령실 출입 변경 신청을 1년이나 보류하다가, 지난 22일 결국 '언론사 출입 등록 소멸'을 통보했습니다. 기자단에서 쫓겨난 겁니다. KTV와 대통령실 출입에 관한 정황들을 보면 대통령실이 현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린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됩니다.
대통령실이 가짜뉴스로 규정했으나, 1년 동안 각계에선 지속적으로 천공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배진교 정의당 의원은 대통령실 관저 이전이 추진된 2022년 3월10일~20일 육참총장 공관과 육군서울사무소에 '손님'으로 지칭된 민간인 출입기록이 존재한다고 밝혀냈습니다. 본지가 처음 천공 의혹을 제기했을 당시 국방부 측은 '육참총장 공관과 육군서울사무소의 민간인 출입기록이 없다'는 식으로 진술했습니다. 배 의원은 이런 답변이 허위보고라고 지적했습니다.
최재영 목사도 천공 의혹을 재점화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9월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만나 '명품백 수수 의혹'을 폭로한 장본인입니다. 최 목사는 천공 측 요청으로 천공을 수차례 만났고, 일부는 영상과 사진을 남겼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29일 <뉴스토마토> 유튜브 채널 '노영희의 뉴스인사이다'에도 출연, "천공의 용산 모 사무실은 윤 대통령이 출·퇴근하는 곳에서 걸어서 3분 거리"라며 "천공이 거기서 국정에 관한 '오더·미션'을 주면 대통령실에선 그걸 받아서 정책에 적용한다. 이런 식으로 수렴청정을 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배 의원의 문제 제기와 최 목사의 증언엔 더 세밀한 사실관계 확인과 검증이 필요합니다. 다만 본지가 천공 의혹을 제기해 고초를 겪는 동안에도 진실의 퍼즐은 조금씩 맞춰지고 있었습니다. 퍼즐이 맞춰지면 감추려 한 치부도 드러날 것입니다. <뉴스토마토>는 진실의 퍼즐을 찾고, 맞추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최병호 탐사보도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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