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명 중 1명 고령층"…식품업계, 시니어 시장 공략 '속도'
'65세 이상' 늘고, '10대 미만' 인구 감소
케어푸드 범위 확장…관련 제품도 확대
2025년 3조원 시장 전망…"투자 늘 것"
2024-01-26 17:04:27 2024-01-26 18:03:55
 
[뉴스토마토 김성은·이지유 기자] 심각한 저출산 현상으로 영유아 수가 감소하고, 고령층 인구 비중이 늘어나는 가운데 식품업계도 이에 맞춰 사업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위한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사회복지시설 공급망을 강화하는 등 꾸준히 시니어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2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8.96%(973만명)로, 1년 전보다 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제연합(UN)은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길 경우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고 있는데요. 대한민국은 5명 중 1명이 고령인 초고령 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10대 미만의 인구 비중은 지난 2022년 6.87%에서 지난해 6.49%(333만명)으로 줄었습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이 0.78명까지 떨어진 만큼 영유아 수는 갈수록 줄고 고령 인구는 증가하는 흐름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케어푸드'에 주목…제품·브랜드 출시 지속
 
이같은 인구 변화에 따라 식품업계는 고령층을 공략한 브랜드와 제품을 출시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정해 고령친화식품이나 환자들을 위한 특화식에 초점을 맞추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죠.
 
음식물 섭취와 소화에 대한 어려움을 덜어주는 고령친화식품과 환자들의 상태에 맞춘 식품을 '케어푸드'라고 합니다. 음식의 모양과 맛을 유지하면서 씹고 삼키기 편하게 만든 연화식과 음식을 삼키는 행위가 곤란한 경우 이를 돕는 연하식이 대표적입니다. 이제는 중장년층, 다이어터, 임산부 등으로 케어푸드 범위가 확장되는 추세입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고령층으로 분류되는 60~70대라 해도 대부분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외부 활동을 하기 때문에 '실버'라는 부분에 집중하기 보다 영양이나 식단 관리 측면을 케어하는 쪽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면서 "트렌드에 민감한 식품기업들이 이런 흐름을 따라가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세계푸드가 출시한 건강식 브랜드 '이지밸런스' 홈페이지 화면. (사진=신세계푸드)
 
풀무원 브랜드 디자인밀의 경우 10년 이상 이어 온 이유식과 유아식을 접고, 칼로리 조절식과 시니어푸드, 환자용 케어푸드 등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들어 당뇨나 암 환자를 위한 식단형 식사관리식품을 리뉴얼해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풀무원 관계자는 "디자인밀 플랫폼에 변화를 주기 위해 사업 방향을 재정립했다"면서 "메디 케어와 시니어 케어 분야는 성장하는 시장인 만큼 힘을 주고 있고,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디자인밀 시니어 브랜드 '풀스케어'는 지난 2021년 국내 첫 고령친화우수식품으로 지정된 바 있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2017년 연화식 전문 브랜드 '그리팅 소프트'를 론칭한데 이어 지난해 국내 요양시설에 크리팅 제품을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스마트푸드센터 가동을 통해 케어푸드를 집중 생산할 계획입니다.
 
신세계푸드도 2020년 케어푸드 브랜드 '이지밸런스'를 출시했으며, CJ프레시웨이의 케어푸드 브랜드 '헬씨누리'는 요양시설과 복지관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3조원 시장 잡아라"…시니어 집중 공략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케어푸드 시장은 2021년 2조5000억원에서 2025년 3조원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됩니다. 국내 케어푸드가 걸음마 단계로 평가되는 만큼 향후 식품업계의 투자와 사업 확대가 점쳐집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과거 주 타깃이 아니었던 고령 소비자들이 기대수명 증가로 이제는 주요 소비층으로 떠올랐다"면서 "식품기업들은 각종 영양소 섭취를 돕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제활동 인구 감소 상황에서 식품업계는 블루오션 성장 시장을 찾아야 한다"면서 "그 예로 1950년대 중반에서 198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 '그랜드 제너레이션' 층을 공략하는게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김성은·이지유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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