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중도·무당파인가)"끝 모를 정쟁에 피로감↑…3지대 신당 기대"
20∼60대 남녀 11명 인터뷰…"후진국 정치 탈피해야"
2024-01-19 17:31:17 2024-01-19 19:18:21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에서는 30%에 이르는 중도·무당층의 선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들은 대체로 기존의 거대 양당 정치 구도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중도·무당층 중 '과반'은 거대 양당 심판자를 자처하는 3지대 신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습니다. 다만 50대 이상에선 회의론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17일 오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사흘 전 개소한 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4월 치러지는 22대 국회의원 선거는 84일 앞으로 다가왔다. (사진=연합뉴스)
 
"보수는 이념논쟁·진보는 이재명 사당화"
 
19일 본지는 자신을 '중도·무당층'이라고 밝힌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 11명과 인터뷰했습니다. 이들은 '나는 왜 중도·무당층인가'라는 질문에 "기성 정치권의 끝없는 정쟁에 피로감이 높아졌다"고 한목소리로 답했습니다. 
 
인천에 거주하는 20대 남성은 "보수는 이념 논쟁으로 치닫고 있고, 진보는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 논란에 휩싸였다"며 "양당이 정치가 아닌 정쟁을 하는 모습 때문에 신물이 난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 살고 있다는 30대 여성 역시 "매번 양당이 싸우기만 하는 모습에 기사를 소비하는 입장에서 머리가 아프다"고 정치를 외면하게 되는 현실을 꼬집었습니다. 
 
이 같은 정치 혐오는 거듭될수록 정치에 대한 무관심으로 변화하는 듯했습니다. 50대 이상에서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진보나 보수나 다 똑같다"는 답변이 나왔는데요. '그들만의 리그'에 갇혀 있는 정치인들을 보면서 자연스레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게 됐다는 것입니다.
 
'이준석 신당', '이낙연 신당' 등으로 대변되는 3지대는 중도·무당층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요. 시민 '11명 중 6명'은 3지대 신당 출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세대별로 평가는 엇갈렸습니다. 거대 양당 정치에 실망한 20~30대 유권자는 새로운 세력의 등장에 일말의 기대를 내비쳤습니다. 경기 북부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은 "양당제가 너무 견고한 한국의 정치 환경에서 새로운 시도이고 혁신이라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신당이 현 정치권의 견제 역할을 할 것이란 바람입니다. 
 
경기도에 살고 있는 30대 남성도 "다당제는 이미 세계적인 추세"라며 "사회에 다양한 목소리가 있는 만큼 3지대가 이런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습니다. 
 
40대에서도 "현재 한국의 정치 지형상 바람직하며 꼭 필요한 부분이다"(서울 거주 남성), "양당정치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의견들과 새로운 인물이 나왔으면 한다"(경기 거주 여성) 등 대체로 긍정적인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미 숱하게 정치적 이합집산을 지켜봐 온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는 3지대에도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습니다. 경기도에 살고 있는 50대 남성은 "큰 당 안에서도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새로운 당을 만들어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순진하다"고 평가절하했고, 인천에 거주 중인 60대 여성은 "(신당 창당 세력은) 스스로가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거라 믿고 있겠지만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고 냉소적으로 말했습니다. 인천 거주 50대 여성은 "그들도 결국엔 기존 정치인"이라고 일침했습니다. 
 
기성 정치 혐오에도…"투표는 한다"
 
그럼에도 인터뷰에 응한 시민 대다수는 오는 4월 총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 의무인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응답이었습니다. 특정 진영을 지지하기보다는 후보자 개개인의 공약을 보고 선택을 하겠다는 답변이 눈에 띄었습니다. 
 
유권자들은 더 이상 실망할 것도 없는 한국 정치지만 여전히 희망을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이들이 바라는 희망은 '국민들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는 민생을 살피는 정치'였는데요. 취업과 결혼 등을 앞두고 있는 20대 사회초년생들은 "청년들을 위한 복지와 정책이 강화됐으면 한다"는 소망을 내놨고, 비약적인 경제 성장과 외환 위기 등을 모두 경험한 50~60대에서는 민생과 경제를 최우선을 살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처박힌 민생이 적지 않은데 소외된 사람을 우선 생각해야 한다"(인천 거주 60대 여성)는 것입니다. 
 
동시에 정쟁이 아닌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보고 싶다는 바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경기도에 살고 있는 30대 남성은 "한국 정치는 서로 깎아내리기 바쁜 후진국형 정치"라며 "앞으론 좀 더 협치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경기 거주 40대 여성도 "다른 진영이라도 비난이 아닌 비판을, 건실한 토론을 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며 "정치혐오가 생기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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