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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1월 11일 17:2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HL D&I(014790) 한라(HL디앤아이한라)의 ‘차환 리스크’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만기가 예정된 차입금 규모가 큰 것에 비해 보유 현금은 부족하고, 공모채를 발행할 만큼의 신용도도 부족한 탓이다. 다만, 회사는 이 같은 시장의 우려를 ‘기우’라고 일축한다. 신용도와 보유 현금 대비 큰 규모의 차입금을 상환해야 하지만, 계획 수립을 이미 마쳤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부터 호실적도 이어지고 있어 한라의 자신감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상반기 2270억 만기 도래…낮은 신용도·부족한 현금이 우려 키워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L디앤아이한라는 내달 중 차입금 1210억원에 대한 만기가 예정돼 있다. 500억원 규모 제136회 무보증사모사채의 만기가 다음달 8일이고, 제131-1회 무보증공모사채 710억원의 만기는 같은달 23일이다. 올해 상반기로 범위를 넓히면 만기 도래 금액은 2270억원으로 확대된다.
최근 시장에서는 ‘AA’ 등급 이하 신용도를 가진 건설사들의 리스크에 집중하고 있다. HL디앤아이한라의 경우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034950)로부터 회사채 신용도 ‘BBB+’ 등급을 받았다.
회사가 보유한 현금도 상환 예정액보다 많지 않은 점도 이같은 우려에 불씨를 지폈다. HL디앤아이한라의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819억원, 단기금융상품은 339억원으로 가용 현금은 1158억원이다.
정성훈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4실장은 “지난해 1분기 광주 쌍동지구 아파트, 광양 황금지구 아파트 등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매출채권 규모가 확대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적자를 기록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활동현금흐름은 –834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362억원)보다 적자폭이 500억원 가량 확대됐다. 다만 단기·장기차입 확대로 재무활동현금흐름이 같은 기간 246억원에서 1070억원으로 늘어나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06억원에서 819억원으로 113억원 증가했다.
회사 측은 다가오는 회사채 만기와 시장의 우려에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반기 중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을 위한 플랜은 모두 수립된 상태”라며 “차입금 일부는 보유 현금으로, 일부는 차환 방식으로 상환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차환을 위한 자금 조달은 현재 얼어붙은 건설사 공모 회사채 투심 분위기를 감안할 때, 다소 금리가 높은 사모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동성 위기설’과 대조적인 수익성…비건설 성장세도 본격화
HL디앤아이한라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매출 1조1387억원, 영업이익은 2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매출 1조338억원, 영업이익 212억원)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확대됐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줄어들며 ‘수익성’이 악화된 대다수 주요 건설사들과 궤를 달리한 것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회사의 주요 매출처는 건축(63.1%)과 토목(15.8%), 자체개발사업(14.5%) 등 순으로 국내 주택사업에 매출이 집중돼 있다. 최근 자본시장에서 건설사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비건설 매출’임을 고려하면 매력도가 떨어지는 건설사임은 사실이다.
그러나 HL디앤아이한라는 최근 들어 투자·신사업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매력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19년 사모펀드(PEF)를 통해 투자한 한국자산평가의 매각이 완료됨에 따라 투자이익 375억원을 거뒀다고 이달 초 밝혔다. 약 4년간 해당 펀드에 225억원을 투자했고, 펀드 청산에 따른 배당으로 600억원을 받았다. 이번 투자로 거둔 이익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297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또 지난 2021년 20억원을 투자한 기체분리막 양상 전문기업인 ‘에어레인’의 가치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8월 투자 지분의 절반을 매각하며 50억원을 회수했다. 올해 상반기 중 에어레인의 상장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건설사업에서의 호실적과 투자, 신사업의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면서 유동성 위기를 우려하는 회사 내부의 분위기는 전혀 없다”라며 “중장기적으로 비건설 부문 비중을 확대해 경기변동에 대한 대응능력을 보다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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