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시장대표지수, 1년새 두 배 올랐다
크립토 윈터 벗어나며 비트코인 170% 상승
현물 ETF 기대감에 6000만원대로 올라
2024-01-04 14:41:38 2024-01-04 14:41:38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2023년 가상자산 시장은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가상자산 침체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시기로 평가됩니다. 대표적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해 1월 2100만원에서 시작해 연말인 12월 5700만원까지 오르며 170% 상승세를 그린 바 있는데요.
 
이같은 흐름은 두나무가 집계한 업비트 시장대표지수 UBMI(Upbit Market Index)에서도 확인됩니다. 두나무는 UBMI가 지난해 1월 3748에서 12월 9435까지 2배 이상 올랐다고 4일 밝혔습니다.
 
UBMI는 업비트 원화마켓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수입니다. 한국거래소 대표 지수인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지수에 비견할 수 있는데요.
 
UBMI는 2017년 10월1일 기준으로 1000부터 시작한 바 있습니다. 두나무는 "UBMI가 9000을 돌파한 건 가상자산 시장이 지난 5년 간 아홉 배 넘게 성장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많은 투자자가 대개 비트코인 가격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지만, UBMI를 통하면 더 넓고 정확한 시장 상황을 알 수 있다고 두나무 측은 설명하는데요. 두나무는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율인 비트코인 점유율(dominance)은 지난해 40~50%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비트코인은 시장의 절반만 대표한다는 논리입니다.
 
두나무는 "실제 지난 7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리플랩스(리플) 판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1% 미만 상승했지만 XRP 등의 가격이 반영된 UBMI는 4%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UBMI 지수. (자료=두나무)
 
2023년, 비트코인 현물 ETF가 이끌어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의 주요 사건은 △미국 은행 위기 △SEC와 리플 소송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꼽힙니다. 그 해 1월 3748로 출발한 UBMI는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미국 중소은행 3곳이 연이어 파산한 후 6000대까지 올랐습니다. 전통 금융권에 위기감이 돌자 비트코인이 주목 받았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SEC와 리플 소송 결과도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줬습니다. 미국 연방법원은 지난해 7월 "리플이 XRP를 기관에 판매한 건 증권법 위반이지만, 가상자산 거래소 등에서 개인간 거래는 증권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약식 판결했습니다. XRP는 한국인이 가장 거래를 많이 하는 가상자산 중 하나입니다.
 
가장 큰 호재는 '비트코인 현물 ETF' 소식입니다. 지난해 6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했습니다. 8월엔 미국 법원이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 전환 신청을 SEC가 부당하게 거부했다'고 판결했습니다. 시장은 ETF 출시 가능성이 커졌다고 봤고, UBMI는 9000까지 올랐습니다.
 
솔라나 덕에 상승한 디파이 지수
 
2023년 1년간 업비트에서 가장 많이 오른 테마는 디파이 지수(704%)였습니다. 현재 두나무는 대체불가능토큰(NFT)과 스마트콘트랙트 등 18개 테마 지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디파이 지수는 디파이 관련 가상자산 여섯 개로 구성됩니다. 해당 자산은 솔라나, 에이브, 카바, 1인치네트워크, 저스트, 카이버네트워크입니다.
 
두나무는 디파이 지수의 급성장 원인으로, 지난해 가격이 984% 오른 솔라나를 지목했습니다.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은 테마는 '데이터저장 서비스'입니다. 이 지수는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관련 가상자산(시아코인, 스토리지)으로 구성됐습니다. 이 외에도 사물인터넷(IoT), 스마트콘트랙트, 인증서비스 등이 상승률 상위 테마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지난해 테마 지수 변화. (자료=두나무)
 
연말 탐욕지수 가장 높아
 
지난해 두나무 공포탐욕지수에서 가장 큰 탐욕 상태를 나타낸 날은 12월5일입니다. 높은 거래량과 강한 변동성을 동반한 상승이 있던 날인데요. 공포탐욕지수는 업비트 내 거래량과 가격 변동성을 종합해 0에서 100까지 수치화해 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날 비트코인은 업비트 기준으로 6000만원을 돌파했습니다. 두나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SEC가 조만간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것이란 기대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했습니다.
 
가장 큰 공포 상태를 보인 날은 37.5를 기록한 6월14일입니다. 당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향후 2차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가상자산 시장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같은 달 초 SEC가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 코인베이스를 연달아 제소하면서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시가총액 20위 안의 카르다노(에이다), 솔라나, 폴리곤 가격이 전주 대비 20~30% 하락했습니다.
  
두나무는 투자자들이 시장 흐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자사가 2018년 5월 국내 최초 출시한 가상자산지수서비스 UBCI(Upbit Cryptocurrency Index)를 보라고 권유합니다. UBCI 대표 지수는 △시장대표지수(UBMI) △테마 지수 △전략 지수가 있습니다.
 
두나무 관계자는 "UBCI는 가상자산 시장이 얼마나 성장했고 어떤 테마의 가상자산이 인기를 얻고 있는지를 볼 수 있어 투자에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며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좋은 지수를 개발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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