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힘드네"…한숨 쉬는 무주택자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 32.6만명
올해 증가세 꺾여…"고금리 여파"
정책 일부 집중·공급감소에 우려 확대
2023-12-21 16:28:03 2023-12-21 17:03:39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고금리와 높은 집값에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은 가운데 생애 첫 주택 매수인 수가 여전히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가 주거 지원안 대상을 좁히고, 주택공급마저 흔들리면서 주거사다리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21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매매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을 완료한 생애 첫 집합건물(아파트, 연립·다세대, 오피스텔) 매수인은 총 32만628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7만8703명 대비 17.1% 증가했지만, 2018~2022년의 5개년 평균(41만127명)과 비교하면 8만명 이상 차이가 납니다.
 
올해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자는 등락이 있었지만 증가세를 보여왔는데요. 지난 1월 1만7269명에서 3월 3만126명으로 증가한 후 3만명 안팎의 수준을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다 10월 3만7558명으로 정점을 찍고 11월 3만2174명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래프=김성은 기자)
 
지난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집값 상승 기대감이 꺾이면서 거래량 자체가 크게 줄었습니다. 이 여파가 올해도 이어지면서 거래절벽 현상은 지속되고 있죠.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금리가 오르는 시기였던 작년에는 생애 첫 주택 매수자가 이례적으로 적었다"면서 "올해 특례보금자리론이 생기면서 주택 거래량이 늘긴 했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가 1월 말 출시한 특례보금자리론은 시중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낮은 이율을 적용한 대출 상품으로 중저가 주택의 매수세를 높이는데 일조했습니다. 가계부채 증가로 6~9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대출을 해주는 일반형 상품은 지난 9월 말 중단됐으며, 6억 이하 주택에 가능한 우대형 대출도 내년 1월 끝이 납니다.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대신 정부는 만 34세 이하 무주택 청년이 가입 가능한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과 '신생아 특례 구입·전세자금 대출' 등의 주거 지원안을 내놨습니다. 정책 혜택이 일부에게 돌아간다는 점과 출산이 전제된다는 점에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주택공급도 주춤해졌습니다. 국토교통부 집계 결과, 올해 1~10월 14만1595가구가 착공했습니다. 전년 동기(33만997가구) 대비 57.2% 줄어든 수치입니다. 착공물량 감소는 향후 집값과 전셋값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 착공물량이 준공되는 시기 전세물량 부족으로 전셋값은 물론 매맷값까지 자극할 수 있다"면서 "집값 안정화를 이루려면 꾸준한 공급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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