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최정우 ‘물밑 혈투’ 돌입
서울대 이공계·내부 출신 '포피아' 관례 따를지가 관전 포인트
셀프 연임 없앤 포스코…21일 CEO 후추위 가동
2023-12-20 16:40:19 2023-12-20 17:22:26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포스코홀딩스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룰세팅'을 마무리하면서 차기 회장직을 둘러싼 물밑 혈투가 본격화했습니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됐지만 대표적인 소유분산기업인 이른바 '주인없는 회사'로 꼽힙니다. 이에 따라 기존 관례처럼 서울대 이공계 출신의 내부 출신을 앉힐지 등이 관전포인트가 됐습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현직 CEO가 연임에 도전할 경우 '우선 심사' 기회를 부여하는 셀프 연임 규정을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확정했습니다.
 
경북 포항시 남구 괴동동에 있는 포스코 본사 전경.(사진=연합뉴스)
 
포스코는 오는 21일 'CEO 후보추천위원회'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차기 회장 인선 절차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최정우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도 후보추천위가 열린 이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입니다.
 
최 회장은 조만간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연말 인사를 앞둔 만큼 정기 인사 이후 자신의 거취 관련 입장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앞서 최 회장이 지난 11일 포스코홀딩스 주식 700주를 장내 매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식 매입 배경을 두고 연임 의사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는데요. 다만 포스코 측은 개인 투자 목적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최 회장은 그간 윤 대통령이 총수들을 대동한 각종 순방과 경제사절단에서 배제되며 철저히 소외된 바 있습니다. 전 정권의 사람이라는 인식이 깔린 데 따른 의도적 '패싱'을 겪었는데요. 윤석열정부 출범 후에도 임기 완주를 하게 된 최 회장이 무리하게 3연임에 도전하지 않을 거란 시각이 우세합니다.
 
포스코 사정에 정통한 재계 관계자는 "지금부터는 무조건 후임 싸움"이라고 평가했는데요. 차기 회장 후보군은 내부 출신으로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 외부 출신으로는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습니다.
 
내부 절차에 따라 포스코 회장 선임이 이뤄지지만 정치권과의 관계 및 포항 지역 여론, 내부 구성원의 지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수밖에 없는데요. 이에 따라 자천 타천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들의 경력과 출신 학교 등이 물밑에서 종합적으로 검토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포스코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그간의 전례를 따를지 여부인데요. 역대 포스코 회장은 서울대 공대 출신에 내부 인물로 채워졌단 점에서 '포피아(포스코+마피아)' 논란은 지속된 바 있습니다.
 
2000년 포스코 민영화 후 유상부(서울대 토목공학과), 이구택(서울대 금속공학과), 정준양(서울대 공업교육학과), 권오준(서울대 금속공학과) 전 회장들은 서울대 이공계 엔지니어 출신이었습니다. 최 회장의 경우 민영화 후 최초의 비엔지니어·비서울대 출신이었는데요. 이번에 새 수장이 다시 서울대 출신으로 회귀할지 관심을 모읍니다.
 
내부 출신이라는 관례를 따를지도 주목됩니다. 역대 포스코 회장 8명 중 7명은 포스코 내부 출신이었는데요. 김만제 전 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포스코 내부 출신으로 채운 바 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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