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3총리 연대 가능성 '제로'"
"이낙연과의 신뢰관계 전혀 없다"…이낙연계도 합류 '손사래'
2023-12-15 11:00:20 2023-12-15 16:58:17
왼쪽부터 이낙연 전 국무총리, 김부겸 전 국무총리,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신형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가운데, 신당의 파괴력을 결정할 김부겸·정세균 두 전직 총리와의 연대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상식'을 비롯해 이낙연계로 분류됐던 의원들마저 신당 합류 가능성에 손사래를 치면서 이 전 총리가 출발부터 궁지로 몰리는 모양새입니다.
 
"문재인정부 3총리, 라이벌 관계"
 
15일 김부겸·정세균 두 전 총리 측에 따르면 두 사람은 이 전 총리의 신당에 함께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합니다. 김 전 총리의 한 핵심 측근은 "당이란 게 지향점을 같이 하는 동지들의 정치집단인데, 이 전 총리와는 '동지'라로 부를 만한 인간적 신뢰관계가 전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는 "(김 전 총리는)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 대해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같은 문제의식의 공유는 민주당 내 많은 의원들도 함께 하는 부분으로 그것에 대한 해답이 분열과 신당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정 전 총리 측으로부터도 비슷한 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 전 총리의 한 핵심 측근은 "정 전 총리와 이 전 총리는 '상극'"이라며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많이 상했다"고 했습니다. 실제, 두 사람은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책임을 놓고 정면 충돌했습니다. 열린우리당 시절 의장을 지냈던 정 전 총리는 이 전 총리를 향해 "(탄핵에 반대했다는) 말을 믿어야 할지, (탄핵 찬성파와 함께했던) 그때 행동을 믿어야 할지"라며 "말과 행동에 일관성이 없다. 무덤까지 갖고 간다고 했다가 태도를 바꿨다"고 비난했습니다. 
 
두 전직 총리 측의 말을 종합하면, 무엇보다 이 전 총리와의 '불편한 관계'가 연대 가능성을 희박하게 하는 첫 번째 요인으로 꼽힙니다. 세 사람은 문재인정부에서 각각 국무총리를 지낸 사실상의 '라이벌' 관계입니다. 이 전 총리와 정 전 총리는 20대 민주당 대선후보를 뽑는 경선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 전 총리는 총리와 당대표, 정 전 총리는 당대표와 국회의장, 총리를 역임했습니다. 사실상 대통령을 제외한 모든 정치적 영광을 누렸습니다. 정치적 배경도 각각 전남(이낙연)과 전북(정세균)으로, 호남 맹주를 놓고 계속해서 신경전이 있었습니다. 김 전 총리는 지역구(경기 군포)를 버리고 대구로 내려간 '제2의 노무현'에 가깝습니다. 지역주의 극복, 동서 화합의 길을 걸었으며 민주당 내 영남 대표주자로 꼽힙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세 사람 가운데 가장 깊습니다.
 
이재명, '김부겸·정세균' 회동 추진'선대위원장' 제안 가능성
 
세 사람 간 인간적 관계는 더욱 복잡합니다. 정세균·김부겸 두 전직 총리는 이낙연 전 총리를 문재인정부의 초대 국무총리이자 최장수 총리로, 문 전 대통령 후광만을 누린 인물로 평가 절하합니다. 특히 정세균, 김부겸 두 사람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교집합이 있다면, 이 전 총리는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깊지 않습니다. 이 같은 인연과 사정들이 얽혀 현재 김부겸·정세균 두 사람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두 사람 모두 이 전 총리와의 관계는 그리 좋지 않습니다. 오히려 신뢰관계가 전혀 없다고 봐야 정확하다고 두 사람 측은 얘기합니다.
 
이 같은 기류는 이 전 총리의 말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7일 YTN에 출연해 '3총리 연대설'에 대해 "억지로 얽어갈 생각 없다"고 했습니다. 이재명 대표 체제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세 사람이 공유했다면서도 함께 할 여지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낮게 봤습니다. 정 전 총리도 지난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영주 국회부의장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3총리 연대설'에 대해 "그런 것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정 전 총리는 '노무현재단' 일에만 충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김부겸·정세균 두 전직 총리 측이 이낙연 전 총리와의 연대 가능성을 닫았다고는 하지만, 현재 이재명 체제에 대해 썩 고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개딸(개혁의 딸)'로 표현되는 강성 친명(친이재명) 지지층이 민주당을 장악했고, 반윤석열 전선 외에는 당이 이렇다 할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바라봅니다. 무엇보다 정치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혐오를 부추기는 극단적 진영논리에서 이 대표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가 실종됐다"는 표현도 자주 쓰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는 김부겸·정세균 두 전 총리와의 만남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낙연 신당과의 연결고리를 끊어 신당이 분당으로 확산되는 사태를 막는 것이 제1 목적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 두 전 총리에게 어떤 역할을 제안할지도 관심입니다. 현재로서는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 대표 측의 전언입니다. 이른바 '통합형 선대위' 그림인 셈입니다. 
 
최신형 기자 kjordan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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