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여 지도부와 오찬…김기현 체제에 힘 싣기
혁신위와 갈등 상황서 오찬…"당정 원활한 소통체계 강화에 뜻 모아"
2023-12-05 20:07:40 2023-12-06 07:19:13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비공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뉴시스 사진)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김기현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비공개 오찬을 함께 했습니다. 인요한 혁신위원회와 김기현 대표 사이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이란 점을 감안하면 윤 대통령이 김 대표 체제 유지에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만희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오늘 12시1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당 지도부와 대통령실간 비공개 오찬회동을 가졌다"며 "어려운 민생을 챙기는 정책, 예산 등 모든 분야에서 당과 대통령실 간의 원활한 소통 체계를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오찬 회동에 국민의힘에선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대통령실에선 김대기 비서실장과 이관섭 정책실장을 비롯해 전날 새로 임명된 한오섭 정무수석, 황상무 시민사회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등이 자리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회동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직후인 지난 10월18일 오찬 이후 약 한 달 반 만입니다.
 
이 사무총장은 "무역의 날을 맞아 대통령이 강조했던 어려운 대내외 여건 가운데 수출 현장 애로사항을 밀착 관리하고, 규제 혁파에 힘을 모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가덕도 신공항, 북항 개발 등 부산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추진과 글로벌 국제허브 도시 특별법 제정 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내년도 예산안과 민생 법안 처리를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야당에도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인요한 혁신위와 김기현 지도부 간 주도권 다툼이 한창인 상황에서 오찬 회동을 전격 공개하며 김기현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김 대표는 당 지도부와 중진, 대통령 측근의 불출마·험지 출마를 담은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수용하지 않아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혁신위가 오는 7일 비대위 전환을 권고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김 대표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 대표는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힘을 실어줬느냐'는 질문에 "나는 힘이 빠진 적이 없다"며 "김기현이 힘이 빠져 보였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나는 윤 대통령과 직접 만나서 3~4시간씩 이야기하고 하루에 서너 번씩 전화도 한다"며 "내가 겪어본 보수 정당 출신 대통령 중에 가장 소통이 잘되고 언제든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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