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29일 유진이엔티(유진그룹)와 학교법인 을지학원이 각각 신청한 YTN과 연합뉴스TV의 최다액 출자자 변경에 대한 승인을 일단 보류했습니다. 다만, 을지학원은 심사위원회 다수가 불승인 의견을 냈고 이를 토대로 처분의 사전통지를 한 뒤 최종 의결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불승인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2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제44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통위는 이날 정부 과천청사에서 제44차 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보도전문 방송채널 사용사업자(PP)인 YTN과 연합뉴스TV의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 여부를 차후에 결정하기로 의결했습니다.
방통위는 지난 16일 의결한 기본계획에 따라 심사위를 구성하고 두 보도PP의 최다액 출자자 변경 여부를 심의 의결하기 위한 심사를 진행했는데요. 심사위는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 동안 운영됐습니다.
연합뉴스TV 사옥 (사진=연합뉴스)
심사위는 을지학원의 연합뉴스TV에 대한 최대 주주 변경 신청이 타당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방송의 공적 책임 등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면서 연합뉴스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유상증자, 자금대여, 연합뉴스와 협약 개선 등을 토대로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고, 방송사업 수익을 학교법인 수익으로 전용할 우려가 있다고 봤습니다.
YTN 사옥 (사진=연합뉴스)
반면, 심사위는 유진이앤티의 YTN 최다액 출자자 변경 신청 건에 대해 대체로 승인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는데요. 방송 독립성 보장을 위해 YTN의 소유 경영을 분리하고 보도와 편성의 독립성 유지를 위한 기존의 제도를 존중한다는 의지를 표명한 점과 YTN의 재정건전성 약화 우려에 대해 향후 자산매각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제시한 점 등을 긍정적인 사유로 봤습니다.
또한 유진이앤티의 특수관계자의 사회적 신용에 대한 부정적 측면에 대해서는 “승인이 불가해야 할 법령 위반 내지 중대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심사위 안에서는 유진이앤티가 유관사업 경험이 미흡해 방송·미디어 분야 이해도가 높지 않고, 보도PP 최다액 출자자로 명확한 사업계획을 제시하지 않는 등 승인이 부적절하다는 판단도 있었습니다.
이에 방통위는 심사과정에서 지적된 유진이앤티의 미흡한 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더 확인한 후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상인 부위원장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를 위해 전문가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방송법의 엄격한 기준으로 심사를 실시했다”라며 “심사위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보도PP의 사회적 영향력과 방송 공적 책임, 공공성, 공익성을 고려해 신중한 결과를 내야 한다”라며 보류 결정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저희는 엄격하고 투명하고 신속하게 심사하겠다는 방침대로 사전에 공언했고, 또 그 약속대로 심사위 구성부터 심의 의결까지 제대로 이행했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럼에도 야당과 일부 언론에서 처음부터 ‘졸속 심사’·‘짜맞추기 심사’ 이런 정치공세를 편 데 대해서는 정말로 유감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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