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중국이 3년 연속 선박 수주량 1위를 차지할 전망입니다. 3년치 이상의 일감을 미리 채운 우리 조선업계가 '양보다 질'이라는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29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말 기준 올해 전 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은 3803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지난해 동기 대비 21% 감소했습니다.
이 가운데 중국의 수주량은 2189만CGT로 57.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955만CGT로 25.1% 비중에 해당합니다. 올해 남은 기간을 고려했을 때 중국은 지난 2021년 이후 3년 사실상 연속 1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척수별로는 중국이 995척, 한국이 201척으로 양국의 선박 수주 차이는 794척입니다.
다만, 친환경 선박 중 가장 대표적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경우 한국의 수주량이 더 높습니다.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한국은 51척, 중국은 13척을 각각 수주했습니다.
LNG선 가격도 높은 상황입니다. 특히 LNG선은 국내 조선사들의 주력 선종이자 현재 세워둔 선별 수주 전략에 적합한 선박입니다. 최근 LNG선의 신조선가지수(17만4000㎥ 급)는 2억65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6.9% 증가습니다.
또 앞서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과 우리 조선사들이 맺어놓은 건조 계약으로 올해 LNG선 추가 수주 소식이 남아있습니다. 물량 40여척 중 HD현대중공업이 17척을 미리 계약했고,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나머지 물량에 대한 건조계약을 곧 체결할 예정입니다.
현대미포조선의 4만 5천입방미터(㎥)급 중형 암모니아 추진선의 조감도. (사진=HD한국조선해양)
한국 조선업체들은 LNG선외에도 차기 친환경선에 대한 수주에도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향후 도래한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해 친환경선 시장의 입지를 선제적으로 다지기 위해서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벨기에 해운사 엑스마르와 세계 최초로 중형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 2척에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엔진을 적용한 암모니아 추진선을 수주했습니다.
또 지난 2021년 세계 2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세계 최초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건조계약한 뒤, 올해도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수주량을 높이고 있습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초 유럽 선사와 국내 HMM과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2척과 7척을 각각 수주했습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7월 대만 에버그린으로부터 1만6천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을 계약하기도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저가 선박 위주로 많은 수주를 이어오고 있지만, 양보다는 질"이라며 "한국은 LNG운반선으로 대표되는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해 중국보다 수익성이 훨씬 높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의 모습. (사진=삼성중공업)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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