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총파업 촉각…인력감축 입장차
교통공사 “인력조정 불가피” vs 노조 “경영 내실화 우선”
출퇴근길 교통대란 우려 가중
2023-11-06 06:00:10 2023-11-06 06:00:1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9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인력감축 문제를 두고 노사 간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지하철 운행량이 절반으로 줄면서 출퇴근 교통대란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6일 서울교통공사와 노조에 따르면 총파업 핵심 쟁점은 인력감축 문제입니다. 8일 최종교섭이 예정돼 있지만 협상은 불투명합니다. 대규모 적자에 시달려온 교통공사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인력감축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올해 383명을 포함해 2026년까지 2212명을 감축하겠다는 것으로, 공사 전체 인원의 13.5%에 달합니다.
 
노조 측은 무리한 인력감축이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감축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앞서 본교섭이 결렬된 이후 지난 2일 두 달여 만에 교섭이 재개됐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며 “사측에서 변화된 입장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양측 모두 변화된 입장이나 제안이 있으면 다시 교섭에 응하기로 했다”며 “그렇지 않으면 최종교섭일인 8일 오후 3시에 만나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승차권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는 지난 10월 7일 8년 만에 지하철 요금을 150원 올렸고 내년 하반기 150원을 추가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적자가 17조6808억원에 달하는 교통공사 상황이 고려됐습니다. 하지만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요금 인상뿐 아니라 구조조정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노조는 서울시와 교통공사가 지난해 노사 합의를 통해 강제적으로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합의를 무시하고 인력감축과 외주화를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인력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교통공사 경영 내실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파업시 지하철 운행량 절반으로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은 “서울시는 지하철 요금을 150원 인상했다는 이유로 감축 규모를 종전보다 700여명 늘렸다”며 “이대로라면 추가 요금 인상 계획에 따라 인력감축 규모는 3000명대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31일 “갑자기 구조조정을 해 인력을 줄이는 강제적 조정이 아니고 정원을 조정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현재 일하는 부분에는 큰 영향이 없다”며 “지난 정부 때 비핵심 인력이 정규직화되면서 정원이 많이 늘었는데, 안전과 관련 없는 인원은 자회사에 위탁하고 퇴직자가 있으면 최용을 안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 현장에 필수유지인력만 투입되면서 지하철 운행량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2008년 도입된 필수유지업무 협정에 따르면 파업 시 평일 운행률은 1호선 53.5%에서 5~8호선 79.8%까지 노선별로 다르게 유지됩니다. 공휴일 운행률은 1~8호선 모두 50%입니다. 교통공사가 추가 인력 배치 등 비상 수송대책을 시행한다고는 하지만, 출퇴근길 교통대란 우려는 가중되고 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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