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만의 후뢰시맨 팬 미팅, 진심으로 준비했습니다"
이은표 컴투스플랫폼 차장 인터뷰
'지구방위대 후뢰시맨' 주역들, 내년 4월 서울에 상륙
레드 후뢰시 통해 배우들과 연락…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 위기도
전투복 입은 후뢰시맨 볼 수 있을 듯···"자세한 건 비밀"
2023-10-31 06:00:00 2023-10-31 10:16:25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요즘 퇴근길에 바라보는 밤하늘은 왠지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저 멀리 반짝이는 별 사이에 살아갈 누군가와의 만남이 하루하루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그리운 그 이름을, 밀레니얼 세대들은 '지구방위대 후뢰시맨(초신성 플래시맨)'이라고 부릅니다.
 
후뢰시맨의 기지 '라운드 베이스'가 2024년 4월 서울에 도착합니다. 1989년 비디오 출시 이후 35년 간 기다려준 한국의 지구인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눈에만 보이는 이 초거대 함선에는 거대 로봇도 실려 있지만, 크기를 잴 수 없는 어린 시절의 꿈도 가득 담겼습니다.
 
지구를 구하고 플래시성으로 돌아간 용사들의 귀환을 준비한 사람은 이은표(35) 컴투스플랫폼 웹3 플랫폼 사업실 차장입니다. <뉴스토마토>는 27일 컴투스홀딩스에서 이 차장을 만나 후뢰시맨 팬 미팅 준비 과정을 들었습니다. 이 차장은 "한 명의 팬으로서 진심을 다해 오랜 시간 준비했다"며 풍성한 팬 미팅과 고품질 굿즈를 약속했습니다.
 
이은표 컴투스플랫폼 웹3 플랫폼 사업실 차장이 27일 서울 컴투스홀딩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이 차장이 쓴 후뢰시킹(플래시킹) 가면은 최명진 FETV 기자가 만들었다. (사진=이범종 기자)
 
'보답받지 못한 헌신'의 추억
 
후뢰시맨은 올해 일본에서 47대째 이어지고 있는 슈퍼 전대 시리즈의 열 번째 작품입니다. 1986~1987년 테레비 아사히에서 방영되고 대영팬더가 1989년 한국에 더빙판 비디오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습니다.
 
작품의 성공 배경엔 멋진 전투복과 변신 로봇도 있지만, 무엇보다 심금을 울리는 서사가 한몫 했습니다. 20년 전, 지구의 다섯 아이가 개조실험제국 메스의 에일리언 헌터에게 납치됐다가, 추락 사고로 플래시성인에게 발견됩니다. 이들은 이후 플래시성과 위성에서 혹독한 훈련을 받으며, 자신들을 부모에게서 떼어낸 메스 제국을 무너뜨릴 날을 기다립니다.
 
20대에 접어든 다섯 청년은 마침내 메스가 지구를 침공했단 사실을 알고, 수송선 스타 콘돌과 합체 로봇 '후뢰시킹(플래시킹)'이 실린 라운드 베이스를 타고 지구로 돌아와 메스 제국을 물리칩니다.
 
하지만 이미 지구의 환경에서 살 수 없는 몸이 된 후뢰시맨은, 끝내 부모를 만나지 못하고 플래시성으로 떠나야 했습니다. 이 설정은 옛 만주 지역에 이주했다가 패전 후 부모를 잃고 중국에서 살아야 했던 '일본인 중국 잔류 고아' 문제를 반영한 건데요. 이산의 아픔을 아는 한국인의 가슴에도 와닿는 결말이었습니다.
 
11월1일 20만원짜리 NFT를 구입하면 받게 되는 3000개 한정 후뢰시맨 굿즈 세트 견본. 사진 왼쪽부터 VHS(Video Home System) 콘셉트 포토카드 세트, 롤링발칸 피규어 조명, 아크릴 액자, 아크릴 스마트톡. (사진=이범종 기자)
 
'n주년' 경험으로 맨땅에 헤딩
 
가슴 한 켠에 후뢰시맨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 이 차장은 2018년 어느 날 루리웹 게시판에서 이들을 다시 만날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작품 속 실제 의상을 들고 배우들을 찾아간 '징비록'님의 게시물을 보고, 한국에 그분들을 초청해 만날 기회를 직접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주위 반응을 살피자 온통 빨간불이었습니다. 다들 "불가능"이라고 단정했죠. 하지만 '미소녀 전사 세일러 문 OST 발매'와 '디지몬 어드벤처 20주년 OST 발매', '궁 작가 박소희 데뷔 20주년', '도라에몽 50주년 기념 랜선 생일 파티', '프리큐어 한국 방영 15주년' 등 n주년 프로젝트를 해낸 경험을 살리며 사업을 밀어붙였습니다. 그러는 사이 분위기는 어느덧 핑크빛으로 물들어 갔죠.
 
이 차장은 "수많은 사람과 기업의 지식재산권(IP)을 별자리처럼 이어가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상상조차 어려운 일이었다"며 "2019년 말 막연히 레드 후뢰시 역할을 한 타루미 토타 배우를 가장 먼저 찾아, 인터넷으로 모델 에이전시에 연락하는 식으로 '맨 땅에 헤딩'해 연락이 닿았는데, 가슴이 벅차올랐다"고 회상했습니다.
 
후뢰시맨 배우들은 지금도 라인 앱으로 서로 연락하고 지내는데요. 타루미 토타 배우가 다른 배우들 섭외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며 작품에서처럼 레드 후뢰시 역할을 해 줬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린 후뢰시의 격투술 '프리즘 카이저'처럼 번쩍이던 팬 미팅 신호등은 2020년 코로나19로 잠시 빛을 잃었습니다. 그래도 이 차장은 포기하지 않고 각 배우와 굿즈별로 다른 제작사, 한국 내 판권을 가진 대원미디어와 일본 토에이사, 팬 미팅 연출 기획사와의 계약 등 15개의 계약을 마무리지었다고 하는데요.
 
그 결과 타루미 토타(진·레드 후뢰시), 우에무라 키하치로(다이/라이·그린 후뢰시), 이시와타 야스히로(붕·블루 후뢰시), 요시다 마유미(루·핑크 후뢰시) 배우가 방한을 확정했습니다.
 
이 밖에 남성 팬을 설레게 한 메스 간부 '레이 네펠' 역의 하기와라 사요코, 레이 네펠의 직속 부하인 우르크와 키르트 역을 맡은 나가토 미유키, 코지마 유코 배우, 그리고 비밀 손님이 팬 미팅에 참석합니다. 팬 미팅은 두 시간 분량으로 준비됩니다.
 
롤링 발칸 피규어 조명의 견본. 스위치로 발칸의 불 다섯 색깔을 한 번에 켜는 구조다. 컴투스폴랫폼은 실제 제작되는 피규어는 도색의 정확도와 품질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이범종 기자)
 
팬의 입장으로 굿즈 준비
 
이 차장은 사업을 준비하며 만난 밀레니얼 전후 세대와의 소통에도 정성을 쏟았습니다. 특히 굿즈 기획에도 심혈을 기울였는데요. 굿즈에 대한 의견은 헤라 스튜디오와 루리웹 아이디 징비록, 유튜브 채널 '호떡의 보물상자'에서 그린과 블루 후뢰시 배우를 인터뷰한 '호떡' 등이 모인 자문위원회가 모았습니다.
 
또 이 차장은 시장성에 의문을 품은 굿즈 회사를 설득하기 위해 후뢰시맨 본편과 팬 미팅 영상을 편집해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 차장은 특히 플래시맨 다섯 명이 한데 모인 '롤링 발칸 피규어 조명'이 한국에서 30여 년 만에 발매되는 토에이 공인 제품이어서 가치가 상당할 것으로 자부합니다.
 
제가 현장에서 확인한 'VHS(Video Home System) 콘셉트의 포토카드 세트' 다섯 상자는 한데 모을 때 마치 예전의 비디오테이프가 그랬던 것처럼 '후뢰시맨' 글씨가 완성되게 꾸며졌습니다. 카드 첫 장 앞뒷면을 후뢰시맨 비디오테이프 모양으로 재현하기도 했습니다.
 
아크릴 액자 사진 역시 토에이가 제공한 고화질 리마스터판을 엄선해 또렷했습니다.
 
컴투스플랫폼이 준비한 굿즈 세트는 3000개로, 11월1일 20만원짜리 NFT를 구입하면 받을 수 있습니다.
 
컴투스그룹은 종합 미디어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밀레니얼이 소중히 여기는 문화상품으로 NFT와 친숙하게 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컴투스홀딩스 관계자는 "웹3 문화의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후뢰시맨 프로젝트가 웹3에  문화 콘텐츠에 대한 팬들의 관심을 더해 컴투스 그룹이 참여하는 엑스플라 생태계 확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이은표 컴투스플랫폼 차장이 롤링발칸 피규어 조명과 함께 엄지를 들고 있다. (사진=컴투스홀딩스)
 
"기대 부응할 다양한 이벤트 준비"
 
엔데믹으로 다시 파란불이 켜진 지금, 팬 미팅 일정은 자연히 2024년으로 확정됐는데요. 시기가 '후뢰시맨 한국 출시 35주년'과 겹치면서 기다림의 의미가 배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팬 미팅은 현재 후뢰시맨 다섯 명 전원 참석을 목표로 추진 중인데요. 35년 전, 보답받지 못한 헌신을 하고 떠나야 했던 후뢰시맨에게 고맙다고 인사 할 기회는 12월 티켓 NFT로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차장은 "후뢰시맨과 관련된 추억을 갖고 계신 모든 분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잠시나마 지친 일상을 벗어나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선물 같은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팬 미팅에 전투복 입은 후뢰시맨도 나오느냐"고 물었습니다. 이 차장은 "토에이 컴퍼니를 통해 빌릴 예정인데, 자세한 건 비밀"이라며 "팬들의 기대감에 부응할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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