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누락' 민간은 전무…LH아파트는 또 나와
국토부, 민간 무량판 아파트 전수조사…"설계·시공 문제없어"
LH 발주, 의왕초평A3·화성비봉A3 등 2개 단지 '철근누락'"
"민간·공공 공사비 차이 등 원인…적절한 설계·시공 전제돼야"
2023-10-23 16:50:52 2023-10-23 20:19:06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대한 국민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정부가 실시한 민간 무량판 구조 아파트 전수조사에서 부실시공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2개 단지에서 철근누락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적잖은 논란과 파장이 예상됩니다.
 
23일 국토교통부는 지난 2개월간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전국 민간아파트 427개 현장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부실시공 사례는 발견돼지 않았다고 밝혔다. 표는 민간 무량판아파트 전수조사 대상 단지수.(표=뉴스토마토)
 
23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민간 무량판 아파트에는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4월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를 계기로 지난 8월부터 2개월간 전국 민간 무량판아파트 378개 단지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습니다. 이번 조사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지자체 공사 공공아파트 49개 단지도 포함됐습니다.
 
무량판아파트 427곳(시공중 139개, 준공 288개)을 현장조사한 결과, 설계상 전단보강근(철근)이 누락된 1곳 외에 나머지 426곳 모두 설계와 시공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철근 누락 단지 1곳의 경우 현재 시공 중 현장으로 착공 전 설계를 보완해 안전상 우려가 없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입니다.
 
이번 조사는 설계도서 검토, 현장점검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설계도서 검토는 구조기술분야 전문가가 설계하중 적정성, 기둥·슬래브 전단보강설계 적정성, 구조안전성 등을 확인했고 현장점검은 비파괴 검사장비를 이용해 콘크리트 강도와 전단보강근 누락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조사는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조사기관뿐 아니라 해당 지자체 및 국토안전관리원이 직접 조사에 입회해 진행됐습니다. 조사 완료 후에는 국토안전관리원의 결과에 대한 검증 절차도 이뤄졌습니다. 특히 준공된 아파트 288개 단지 중 121개 단지는 희망하는 입주민이 직접 입회한 가운데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 시공 중인 비아파트 무량판 건축물에 대해서는 각 지자체가 무량판아파트와 동일한 수준의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57개 시공현장 중 47개 현장 조사가 완료됐고, 1개 현장에서 전단보강근 설치 미흡한 사항이 발견됐습니다. 다만 콘크리트 타설 전 보완 조치돼 안전상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의왕초평 A3, 화성비봉 A3 등 2곳에서 전단보강근(철근)이 누락된 사실이 확인됐다. 사진은 경기 양주시 소재 양주회천 A-15BL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하중분산 지지대 등 보강 설비가 설치돼있는 모습.(사진=뉴시스)
 
문제는 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서 철근 누락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LH의 관리·감독 부실 문제가 또다시 들어났다는 점입니다. 
 
LH에 따르면 민간참여사업 아파트 단지 19곳과 자체 시행단지 11곳에 대해 긴급안전 점검을 실시한 결과, 의왕초평A3 단지와 화성비봉A3 단지 2곳에서 철근을 누락한 사실이 추가 확인됐습니다. 이로써 LH발주 아파트 단지 중 철근을 누락한 단지는 총 22개로 늘어났습니다.
 
이번에 확인된 의왕초평A3는 이미 준공된 단지로 조립식(PC공법)과 무량판 공법이 적용된 아파트로 918개 기둥 가운데 46개 기둥에서 철근이 빠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화성비봉A3는 라멘과 무량판 복합구조로 구조계산 오류와 도면 표기가 누락돼 921개 기둥 중 28개 기둥에서 철근이 빠졌습니다. 해당 단지의 경우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만큼 내달 중 보강 공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전문가들은 민간 아파트와 공공 아파트의 공법, 공사비 차이 등으로 이같은 부실시공 문제가 반복된다고 지적합니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아파트와 민간아파트는 공사비 등의 여러 부분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LH의 문제사례와 민간아파트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무량판 구조 등에 대한 논의는 본질이 아니"라며 "공법 자체는 충분히 실무적으로 검증됐다. 적절한 설계와 시공이 이뤄지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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