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3년만에 900선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올해 운임 침체와 물동량 감소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자,
HMM(011200) 인수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인수 후보들인 중견그룹들이 HMM을 품은 뒤 과연 해운업의 장기간 불황을 견뎌낼 수 있냐는 우려 때문입니다.
1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 국경절 연휴(9월29일~10월6일) 직전 발표된 SCFI는 886.85포인트(p)로 나타났습니다. SCFI는 올해 줄곧 900~1100 사이에서 횡보했지만, 최근 900대가 깨진겁니다. SCFI가 80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0년 5월 이후 3년 만입니다.
업계는 올해 해상 운임 감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해양진흥공사는 주간 리포트를 통해 "연중 최대 성수기인 9월 운임 약세인 점을 고려할 떄 컨테이너 물동량이 연말까지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4월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모습. (사진=뉴시스)
해운 업황 침체가 예상되면서 HMM 인수에도 우려가 나옵니다. 현재 HMM의 인수 후보 기업은 하림과 LX, 동원그룹들로 HMM의 매각가로 언급된 7조원에 훨씬 못 미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 그룹 중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LX그룹으로 올해 상반기 말 현금성 자산은 약 2조5000억원 수준입니다. 뒤이어 하림그룹이 1조5000억원 , 동원그룹이 6000억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HMM을 품에 안기 위해선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의 지난해 기준 컨테이너선 사업 매출 비중은 93% 수준입니다. SCFI가 하락하면 실적에 타격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장기적인 업황 악화와 이익 둔화세를 고려하면 HMM 인수 후보자의 자금 여력이 충분해야 버틸 수 있습니다. 인수한 기업의 실적 악화를 떠안은 모기업이 함께 부실해지는 '승자의 저주'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HMM의 3분기 실적도 전년대비 크게 감소 중입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3분기 실적 추정치(컨센서스)는 매출액 2조1143억원, 영업이익 1495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8.6% 94.3% 줄어든 규모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성수기에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물동량 하락이 운임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인데, 최근 유가 상승까지 선사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HMM 컨테이너선박.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