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LG전자가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자사 히트펌프를 앞세워 냉난방공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친환경 규제 강화로 히트펌프 시장의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면서 관련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너지위원회(CEC)에 따르면 이날 LG전자 미국 법인은 캘리포니아주가 추진 중인 히트펌프 설치 확대 방안을 지원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캘리포니아주는 천연가스 사용을 줄이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히트펌프 도입 규모를 600만대로 늘릴 계획입니다. 이는 현재 캘리포니아주에 설치된 150만대의 히트펌프보다 4배 더 많은 물량입니다.
LG전자는 캘리포니아주의 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우선 자사 히트펌프의 제조 역량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히트펌프 대중화 기반을 다지기 위해 CEC와 공공-민간 파트너십 구축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협력에는 LG전자를 비롯해 캐리어와 다이킨 등 주요 공조기업도 함께 참여합니다.
히트펌프는 공기나 물, 땅이 보유한 천연 에너지원인 열을 사용해 냉난방을 합니다. 전기·가스 등 화석 연료를 이용하지 않으며, 기존 냉난방 시스템 대비 에너지 효율이 3~5배가량 우수합니다. 이에 탄소중립에 민감한 유럽·북미 시장에서 친환경 고효율 설비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히트펌프 시장 규모는 지난해 779억달러(약 104조원)에서 2030년 1394억달러(186조원)를 넘어설 전망입니다.
LG전자도 자사 히트펌프를 앞세워 북미 시장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 LG전자가 지원을 약속한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내에서도 친환경·에너지 정책 분야를 선도하는 지역으로 꼽힙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3월 데이비드 혹실드 CEC 의장을 서울로 초청해 친환경·에너지 분야 협력 방안을 모색한 바 있습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안혁성 LG전자 미국 법인 에어솔루션사업담당 상무(왼쪽)가 앤드류 맥앨리스터 캘리포니아에너지위원회(CEC) 위원과 히트펌프 설치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유럽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냉난방 공조 전시회 'ISH 2023'에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써마브이'를 전시했습니다. 써마브이는 외부 공기에서 얻는 열 에너지를 냉난방에 사용하는 '공기열원 히트펌프(AWHP)' 방식의 제품으로, 유럽 ErP(Energy-related Products) 에너지등급 중 가장 높은 'A+++'를 만족합니다. 유럽에서는 공기열원을 신재생에너지로 간주해 신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이점도 갖췄습니다.
LG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냉난방공조 사업 매출액을 두 배 이상 성장시켜 글로벌 톱티어 종합 공조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이를 위해 북미, 유럽 등 주요 지역에 연구개발(R&D)부터 생산, 영업,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LG전자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친환경·고효율 수요에 대응해 히트펌프 등 냉난방공조 사업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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