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임단협 남은 건 '기아'…쟁점은 ‘고용세습’
현대차, 르노코리아, KG 등 임단협 마무리
정년 퇴직자 우선 채용 등 노사 여전히 갈등
사측 "고용노동부 시정명령 내렸으니 삭제해야"
노조 "10여년간 적용된 사례 없는 사문화 조항"
2023-10-03 12:08:18 2023-10-03 17:36:42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올해 완성차 업체 가운데 기아만 유일하게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아 노사는 정년 퇴직자 자녀 우선 고용 등의 내용이 담긴 '고용세습' 조항 삭제 여부를 두고 대립하고 있습니다. 
 
3일 노동계에 따르면 기아 노사는 지난달 21일 12차 본교섭 이후 임단협 교섭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현대차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내 완성차 기업들은 임단협을 마무리 한 상태입니다.
 
기아 사측이 노조에 전달한 1차 제시안. (사진=기아 노조)
 
노조는 교섭에서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금 △국민연금 수령 전년도까지 정년연장 △신규 국내 투자 및 인원 충원 △주4일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반면 사측은 3차 제시안 및 추가 제시안을 통해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400%+1050만원 △재래시장상품권 25만원 등을 제시했습니다. 여기에 주4일제 도입, 타임오프 철폐, 해고자 원직 복직 등에 대해서는 수요불가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이는 현대차 노사가 최근 합의한 조건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준입니다.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2022년 경영실적 성과금 300%+800만원 △'세계 올해의 자동차' 선정 기념 특별격려금 250만원 △2023년 단체교섭 타결 관련 별도합의 주식 15주 △전통시장상품권 25만원 지급 등에 합의했는데요. 이 조건을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58.8% 찬성으로 가결시킨 바 있습니다.
 
서울 서초구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서 고용안정 등을 촉구는 그룹사 공동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아노사가 임금 협상에서는 크게 문제가 없는 상황으로 점쳐지고 있지만, 단체협상에서 '고용 세습' 조항 쟁점이 있습니다. 고용세습 조항에는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 정년 퇴직자 및 25년 이상 장기 근속자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현대차 노사는 해당 조항을 2019년에 삭제했습니다.  
 
고용노동부 또한 지난 2월 해당 조항이 균등한 취업 기회를 보장한 헌법과 고용정책기본법을 위반한다고 판단해 해당 조항을 폐지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사측은 해당 조건의 삭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노조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해당 조항이 지난 10여년간 적용된 적이 없는 사문화 조항이라는 이유로 시정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노조는 단체협약은 2년마다 갱신하기 때문에 내년에나 해당 조항을 개정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임금 협상에만 몰두하자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노조는 "사측이 신규인원 충원 없이 고용세습 개정을 요구한다면 개정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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