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가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교두보로 꼽히는 이집트 스마트폰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신규 스마트폰 공장을 설립해 생산 물량을 늘리며 샤오미와 오포 등 중국 업체의 추격을 뿌리치고 1위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집트 중부 베니수에프주 인근에 6000㎡ 규모의 신규 스마트폰 공장 건설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올해 4분기 착공에 돌입, 2026년부터 현지서 스마트폰을 본격 생산할 전망입니다. 신규 공장의 연간 스마트폰 생산량은 500만대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는 이집트에서 새로운 스마트폰 생산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행정 절차도 밟았습니다. 이집트 정부는 지난 8월 삼성전자 현지 법인에 스마트폰 제조 공장을 설립·운영할 수 있는 골든 라이선스를 부여했습니다. 골든 라이선스는 기업이 이집트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제도입니다.
이집트는 스마트폰 제조사에 매력적인 국가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집트 인구 약 1억288만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29세 이하(6283만명)로, 젊은층이 두터워 스마트폰 잠재 수요가 풍부한 시장입니다. 지정학적으로도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을 잇는 요충지에 위치해 자사의 브랜드 확장에도 용이합니다.
시장분석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아프리카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한 1960만대를 기록했습니다. IDC는 "이집트에서는 스마트폰 수입에 대한 정부 규제가 완화돼 회복세를 보였다"고 분석하며 "이집트 정부가 다양한 인센티브로 현지 생산을 장려하면서 현재 5개의 휴대폰 공장이 가동 중이고, 더 많은 제조사가 현지 조립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부터 이집트 베니수에프주 와스타시 콤 아부라디 공단에 공장을 세우고 TV와 모니터, 태블릿 등을 생산하며 현지서 존재감을 키워왔습니다. 회사는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달 1일 베니수에프주 소재 공장을 방문해 중동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며 "중동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해 이집트에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집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오포·샤오미 등 중국 업체와 미국 애플과 선두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8월 기준 현지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전달(26%)보다 0.2%포인트 상승한 26.2%를 기록하며 1위를 유지했습니다. 이어 오포(18.1%), 샤오미(13.7%), 애플(12.9%), 화웨이(9.6%), 리얼미(7.9%) 순입니다.
삼성전자가 이집트 신규 공장에서 생산할 스마트폰은 현지 내수용으로 판매될 전망입니다. 해외 IT매체 샘모바일은 "이집트 신규 공장에서 생산될 스마트폰이 전 세계 다른 시장으로 수출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예측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생산량은 3억대로, 베트남과 인도 공장에서 전체 스마트폰의 70% 이상을 제조하고 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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