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원폭 피해자와 오찬…"일본과 협력·번영 증진"
"불편했던 한일관계, 여러분 삶 힘들게 해…다시는 아픔 외면 안 해"
2023-09-29 15:07:53 2023-09-29 15:07:53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인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일본 원자폭탄 피해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당일인 29일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 피해 동포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오찬 간담회 환영사에서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을 여러분과 함께 맞이하게 돼서 정말 기쁘다. 지난 5월 히로시마에서 동포 여러분을 추석에는 고국으로 모시겠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며 "정부가 여러분을 이렇게 모시기까지 7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너무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어 "수만 명의 한국인들이 원폭 피해로 생명과 삶의 터전을 잃었다. 식민지 시절, 타향살이를 하며 입은 피해였기에 그 슬픔과 고통이 더욱 컸을 것"이라며 "오래도록 불편했던 한일 관계가 여러분의 삶을 힘들게 했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다. 정부는 동포 여러분의 아픔을 다시는 외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는 "이번 방한이 그동안 여러분이 겪은 슬픔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저는 히로시마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함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참배했다"며 "이역만리 타향에서 전쟁의 참화를 겪은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고,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어갈 것을 다짐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 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인 일본과 협력하면서 역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증진해 나갈 것이다. 동포 여러분, 여러분의 아픔과 희생에 대한 위로는 오늘의 이 자리로만 그치지 않겠다"며 "한일 관계를 더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우리 동포를 잘 살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에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을 통해 여러분과 후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일본에 거주하는 원폭 피해자·가족 42명과 국내 거주 피해자·가족 43명이 참석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당시 히로시마 원폭 피해 동포들을 만나 가까운 시일 내에 제가 초청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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