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제네시스가 GV80 쿠페와 GV80 부분변경 모델을 공개하며 글로벌 럭셔리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기존 세단 위주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등 라인업을 확장한 제네시스는 최근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는데요. GV80 쿠페, 신형 GV80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제네시스는 다음달 11일부터 GV80 쿠페, 신형 GV80 국내 판매에 돌입한다고 27일 밝혔습니다. 글로벌 판매는 내년 초로 알려졌습니다.
제네시스 GV80 쿠페.(사진=황준익 기자)
앞서 제네시스는 지난 26일 제네시스 수지에서 실차를 처음 선보였는데요. 그레이엄 러셀 제네시스 최고브랜드책임자(CBO) 상무는 이날 "GV80와 GV80 쿠페를 제네시스 라인업에 새롭게 추가한 오늘은 제네시스 브랜드 성장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우는 날"이라며 "역동적이고 진화하는 고객들의 니즈에 응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GV80 쿠페는 제네시스의 첫 쿠페형 SUV인데요. 지난 4월 미국 뉴욕에서 콘셉트 모델이 공개된 바 있습니다.
우선 제네시스의 상징인 두 줄 헤드램프는 MLA(Micro Lens Array) 기술을 탑재한 램프로 재탄생했고 '더블 레이어드 지-매트릭스' 패턴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함으로써 고성능 이미지를 강조했습니다.
제네시스 GV80 쿠페.(사진=황준익 기자)
제네시스 GV80 쿠페 실내.(사진=황준익 기자)
차체를 가로지르는 아치형 라인인 '파라볼릭 라인'과 낮고 완만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의 조화는 강인하고 다이내믹한 스타일의 외관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후면부는 LED 면 발광 리어 콤비 램프, 테일 게이트에 와이드한 일체형 보조 제동등을 적용했습니다. 실내는 투 톤 컬러의 D컷 스티어링 휠과 카본 가니쉬, 쿠페 전용 시트 등을 통해 쿠페만의 스포티한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함께 공개된 신형 GV80는 3년 9개월여 만에 선보이는 부분변경 모델입니다. GV80의 외관은 기존 GV80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럭셔리한 디테일을 더해 고급감을 높인 것이 특징인데요. 전면부 크레스트 그릴(제네시스의 패밀리룩이자 상징인 방패 형상의 그릴)에는 이중 메쉬 구조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하고 기존보다 코너라인을 부드럽게 다듬어 정교한 이미지를 구현했습니다.
제네시스 신형 GV80.(사진=황준익 기자)
넓은 형상의 스키드 플레이트를 적용한 전면 범퍼는 단단하고 강인한 스포츠 SUV 이미지를 연출했습니다. GV80에 새롭게 적용된 크롬라인은 전면 범퍼에서부터 측면을 지나 후면 범퍼까지 이어져 파워풀한 캐릭터를 완성합니다. 후면부는 히든 타입 머플러를 적용하는 대신 제네시스의 크레스트 그릴의 디자인에서 착안한 V형상을 크롬 재질로 적용해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구현했습니다.
실내는 한국적인 '여백의 미'에 하이테크 감성을 더했습니다.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고 터치 타입 공조 장치를 적용해 조작감을 개선했습니다.
제네시스는 GV80를 △최고출력 304마력, 최대토크 43.0(kgf·m)의 가솔린 2.5 터보 △최고출력 380마력, 최대토크 54.0(kgf·m)의 가솔린 3.5 터보 등 2개의 엔진 라인업으로 운영합니다. GV80 쿠페는 기본차 라인업에 더해 가솔린 3.5 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 엔진을 신규로 추가했습니다.
제네시스 신형 GV80.(사진=황준익 기자)
신규 엔진은 낮은 엔진 회전(rpm) 영역대에서 모터를 통해 압축시킨 공기를 한 번 더 압축시켜 공급함으로써 3.5 터보 엔진 대비 35마력이 향상된 최고출력 415마력, 최대토크 56.0(kgf·m)의 힘을 자랑합니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GV80와 GV80 쿠페 출시를 통해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충족시키는 제네시스 라인업을 완성하고 한국 럭셔리 브랜드로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제네시스 신형 GV80 실내.(사진=황준익 기자)
GV80는 제네시스의 100만대 판매에 큰 역할을 담당했는데요.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브랜드 출범 이후 지난달까지 100만8804대를 팔아 7년 10개월 만에 100만대를 돌파했습니다. 2021년 5월 50만대에서 100만대까지는 2년 3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제네시스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2016년 출시된 G80(39만738대)이지만 2020년 출시한 GV80(17만3882대)도 2위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미국 시장 안착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인데요. 2020년 11월 미국에 출시된 GV80는 사전계약 당시 2만대를 넘어섰는데 이는 2019년 제네시스 미국 전체 판매량이 2만1000대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입니다.
제네시스의 최대 시장은 미국입니다. 지난해 미국 시장 판매량은 5만6000대로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제네시스가 미국에서 5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것은 2016년 미국 진출 이후 처음입니다.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사진=제네시스)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요. 실제 제네시스는 지난해 미국에서 닛산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4만7000대)를 앞질렀습니다. 혼다 아큐라(10만2000대), 토요타 렉서스(25만9000대)는 각각 35%, 15% 감소했습니다.
일본 완성차 업계가 반도체 수급난 대응에 실패하는 상황에서 제네시스가 경쟁력 높은 신차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뺏어온 것으로 분석됩니다. 장재훈
현대차(005380) 사장은 지난해 1월 신형 G90 출시 행사에서 "제네시스가 럭셔리 브랜드 톱10에 들어가 혼다 어큐라, 닛산 인피니티를 이미 초월했다고 본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제네시스는 렉서스와의 격차를 좁히는 게 목표인데요. 렉서스의 연간 글로벌 판매는 60만~70만대지만 제네시스는 20만대 수준에 그칩니다. 한국, 미국을 제외한 유럽, 중국 등에서는 판매량이 미미합니다.
렉서스를 넘기 위한 열쇠는 전동화입니다.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내놓을 예정인데요. 반면 렉서스는 2030년부터 모든 라인업에 전기차 모델을 도입합니다. 제네시스는 현재 GV70 전동화 모델을 생산 중인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을 비롯해 2025년 완공 예정인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에서도 전용 전기차를 생산해 미국 시장을 공략할 방침입니다. 새로운 차급의 신차도 추가합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제네시스에 대한 기술 수준은 일반 내연기관차를 중심으로 글로벌 명품 브랜드 이미지에 부족함이 없다"며 "향후 전기차 모델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도약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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