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로’라는 TV프로그램이 인기라고 한다. ‘나는 솔로’ 출연자들에게 국민적 관심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는 언론보도를 보았다. TV프로그램 ‘나는 솔로’를 보니, 서로 짝을 찾으려는 남녀가 한정된 공간에 모여 서로에게 구애하고 있었다. 그것도, 단 5일이라는 시간 내에, 각자의 방식으로.
그 과정에서, 어떤 이는 ‘없는 말 지어내기’ 등의 술책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들은 경쟁자가 짝을 찾지 못해야 자신에게 기회가 온다고 믿는 것 같았다. ‘없는 말 지어내기’는 자신의 창의력을 보여주는 수단이며, 이간질은 존재의 우월성을 타인에게 각인시키는 수단이라고 믿는 것 같았다. 심지어, ‘없는 말을 전하는 행위’를 ‘필요한 말을 조언하는 선행’으로 인식하면서, 상대에게 필요한 말을 조언하는 선행을 베풀었으니, 자신은 그 상대방 보다 지적으로 도덕적으로 우위에 서있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
하지만, 국민들은 그 ‘어떤 이’의 인식에 공감하지 못하고 그들을 비난하며 관심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이간(離間)질’은 서로의 사이(間)를 멀어지도록 벌리(離)는 못된 행위(질)다. 이웃과 친구 사이에 틈이 생기면 틈을 봉합하고 서로 어울리도록 하는 것이 인간 순리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사람 사이에 틈을 발견하면 그 틈을 더 벌려 서로를 멀어지게 한다. 이간질 자체를 기뻐하고, 사람의 어울림 보다 다툼을 바란다. 협력 대신 불화를, 불화로 인한 고통을, 그 고통에 더한 싸움을 원한다.
믿고 싶지 않지만, ‘무리의 대장’이라고 여기는 사람 중 이간질을 기뻐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이간질로 자신의 무리를 가르고, 자신의 경쟁상대를 무너뜨린다. 서로 싸우게 만들어, 무리 내의 불신을 조장하고, 무리의 동질감을 훼손시킨다. 그들에게 이간질은 자신이 무리의 대장이라는 것 그리고 자신이 우월한 존재라는 것을 무리에게 각인시키는 무기일 뿐이다.
그들은 이간질로 통치하고 이간질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본다. 그들에게 ‘무리’의 행복, ‘무리’의 번영, ‘무리’라는 공동체는 허상이다. 그들은 자신이 무리의 ‘대장’이라는 사실만이 중요할 뿐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이간질’이 부끄러운 수단이 아니라 고도의 지적행위, 타인을 위한 덕성이라고 인식한다.
‘이간질’을 국가단위로 적용하는 것을 거창하게도 ‘분할 통치(Divide and rule)’라고 부른다. 제국주의 영국이 인도를 통치한 방식으로 지배자가 피지배자를 가르고 분열시켜 피지배자 전체를 통치하는 방식이다. 제국주의가 이미 소멸했으니, 이제는 국가적 단위의 이간질이 존재하지 않을까? 만일 국민을 이간질하거나 다른 정파를 이간질하는 자가 지금도 있다면, 그는 국민을 피지배자로 여기는 사람이고 상대 정치세력을 노리개로 격하하는 사람일 것이다.
대한민국 검찰은 지난 9월 18일 국회의원 이재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회의원 이재명은 제1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표다. 당시 윤 대통령은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이었으나, 바쁜 외교 일정에도 불구하고 그 다음 날 신속하게 제1 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재가한다.
결국, 대한민국 국회는 9월 21일 국회의원 이재명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가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원내대표가 사퇴하는 등 극도의 혼란에 빠졌다. 이제, 국회의원 이재명은 9월 26일 영장실질심사를 받아야 한다. 윤 대통령이 지난 2월 21일 국회의원 이재명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재가한 후 두번째 만에 이뤄낸 정치적 성취다.
대통령에게 말한다. 이간질에 능한 사람은 그냥 이간질을 잘하는 사람이지 다른 사람보다 우월한 사람은 아니라고. 만일 이간질로 세상을 통치한다면 국민들은 모두 당신을 비난하게 될 거라고. 만일 이간질로 국민의 사이를 벌리고 야당을 분열시키는 것이라면, 그것은 국민을 피지배자로 보는 것이고 결국 국력의 감쇄를 가져올 거라고.
대통령에게 말한다. ‘나는 솔로’를 보며, 이간질을 배울 것이 아니라, 교훈을 얻으라고. ‘나는 솔로’를 보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보라고. 그래서, 이간질의 유혹에서 벗어나, 국민을 존중하고 국민의 화합을 위한 정치를 하시라고.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종로구지역위원장·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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