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의 건설, 고급·차별화로 불황 타개
분양 승인 반토막·미분양 적체 등 주택사업 침체
헬스케어 등 서비스 확장해 주거 브랜드 강화
새로운 먹거리 '모듈러 주택사업' 진출 가속화
2023-08-24 06:00:00 2023-08-24 06:00: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부동산 경기 하강으로 주택사업이 침체기를 맞았지만 건설사들은 새로운 주거 서비스를 론칭하거나 기존 브랜드 리뉴얼로 고급화와 차별화를 강조하며 불황을 타개할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2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 아파트 분양 승인 물량은 6만6447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43% 급감했으며, 지난해 빠르게 늘어난 미분양 주택은 6만6388가구에 이르는 실정입니다.
 
주력 사업인 주택부문의 동력이 약해지며 실적 또한 악영향을 받고 있지만 오히려 건설사들은 주거 브랜드를 강화하고, 새 공법을 적용한 주택사업을 추진해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물산은 거주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집 내부를 구성할 수 있는 새로운 평면과 아파트 브랜드와 관계 없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플랫폼 '홈닉'을 선보이며 '래미안'의 미래를 제시했습니다. 집에 라이프 스타일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집이 고객의 삶을 맞추는 주거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습니다.
 
리모델링사업 강자인 포스코이앤씨는 LG전자와 손잡고 리모델링 아파트에 최적화된 상품·기술 개발에 나섰습니다. 천장형 시스템 에어컨과 각종 배관 설계를 개선해 기존 구조물을 사용하는 리모델링 아파트에서도 높은 층고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라이프스타일 리더, 힐스테이트'를 콘셉트로 브랜드 가치를 새 홈페이지에 녹인 것은 물론 PC, 모바일, 태블릿 등에서 접속이 용이하도록 개선했습니다. 브랜드 이미지를 외부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됐다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입니다.
 
각종 서비스를 일찌감치 선보인 곳은 GS건설입니다. 단지 내 커뮤니티 통합 서비스인 '자이안비'를 비롯해 주거 진단과 기능 개선 시공 등 입주 이후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회사 '하임랩'을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아파트 입주 고객을 대상으로 헬스케어 서비스를 마련하는 등 단순히 아파트에 로고를 거는 것을 넘어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며 브랜드 강화에 힘쓰는 추세입니다. 수도권 주요 정비사업 수주전에 참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왼쪽)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국내 최고층(13층) 모듈러주택 '용인 영덕 경기행복주택' 전경. (오른쪽)GS건설이 용인기술연구소에 설치한 철골모듈러 목업(Mock-up) 외부 전경. (사진=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새로운 형태의 주택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형건설사들은 공장에서 창호, 벽체, 배관 등을 사전 조립한 모듈을 현장으로 옮겨와 완성하는 방식의 모듈러 주택사업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공사기간을 30~50% 가량 단축할 수 있고 폐기물 발생이 적어 친환경 공법으로 주목받고 있죠.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6월 말 경기도 용인에 13층 높이의 국내 최고층 모듈러 공동주택을 준공했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주택 공기업은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3000가구의 모듈러 주택을 발주할 예정입니다.
 
GS건설은 자회사 자이가이스트 통해 모듈러 단독주택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앞서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 유럽과 목조 모듈러 주택회사 단우드를 인수하며 모듈러 사업을 적극 추진해왔습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쟁 후 재건사업이 필요한 우크라이나에 모듈러 주택 공급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주택사업이 대부분 건설사의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지속적으로 브랜드와 상품 개선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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