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장악 '모르쇠'…이동관의 '내로남불'
18일 인사청문회 개최…1338쪽 서면 답변서 제출
한줄짜리 답변 대다수…각종 의혹에 "아니다·모른다"로 일관
2023-08-17 17:25:29 2023-08-17 20:49:32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위원들의 이명박(MB)정부 시절 '언론 장악 의혹' 질의에 대해 되레 "'프레스 프렌들리'를 기조로 언론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언론의 자유를 보장했다"고 답했습니다. 과거 MB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 홍보수석 등을 지내면서 '언론 탄압'을 했다는 야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에 기존 입장과 같이 부인하거나, 아예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떼면서 '모르쇠' 입장을 유지했는데요. 이 후보자는 자녀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야당의 공세에 맞섰습니다.
 
언론탄압 기술자 논란에이동관 "자유 보장"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8일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합니다. 이 후보자는 이에 앞서 1338쪽에 달하는 서면 답변서를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의원들의 서면 질의에 주로 한 줄짜리 답변을 보냈는데요. MB정부 시절 언론 장악 논란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했고, 자녀의 학교폭력 의혹에 관한 질의에는 임명 전 지난 6월8일에 밝힌 내용을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본인과 가족의 재산에 대해 묻는 질의에 대해서도 "개인 정보로서 제출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국회 과방위 소속 고민정 민주당 의원의 '이명박 정부 당시 언론자유의 가치가 얼마나 잘 지켜졌다고 생각하는가. 언론자유가 잘 보장됐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의에 이 후보자는 "언론자유의 가치가 보장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또 같은 당 윤영찬 의원이 국가정보원을 통한 언론사 장악을 지적하며 'MB정부 당시 언론의 자유를 파괴한 국정원 및 방통위 그리고 청와대 등의 행태가 타탕했다고 평가하는가'라는 질의에도 "언론의 자유를 파괴한 적이 없으며, 언론의 자유는 계속해서 보장돼 왔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는 송기헌 민주당 의원의 'MB정부 시절 당시 홍보수석과 대변인 수행에 대해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프레스 프렌들리'를 기조로 언론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언론의 자유를 보장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장경태 민주당 의원의 '2008~2009년 대변인실에서 작성한 조선일보 문제 보도 문건을 보면 청와대와 대통령 및 가족,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와 칼럼 176건을 별도로 정리해 관리했는데 문제 보도로 지칭하고 관리한 이유'에 대해서는 "'문제 보도'라는 표현은 사실관계를 확인해 국정운영에 참고하고 향후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보도라는 취지로 알고 있다"며 "언론 현황을 파악하려고 모니터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습니다.
 
자녀 학폭 논란에도 "김승유에 외압 행사 안 했다"
 
자녀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는데요. 이 후보자는 장 의원의 '김승유 전 하나고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의 학폭 사건 처리에 외압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질의엔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정필모 민주당 의원의 '후보자 자녀의 사례가 정순신 변호사 자녀의 사례와 다르다고 생각하냐'는 질의에도 "물리적 다툼은 있었으나, 일방적 가해 상황이 아니었고 1학년 때 사과와 화해가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후보자의 청와대 홍보수석 당시 언론 장악 시도 의혹 문서를 본 적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정보위 야당 간사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전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장에게 이 후보자 관련 문건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본 적 없다'고 답했다"고 말했습니다.
 
윤 의원은 "국정원 기조실장에게도 관련 문건을 본 적 있느냐고 물었는데, '확인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국정원 내 신원검증업무를 담당하는 2차장에게 물었을 때도 "보지 못했다"고 답변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윤석열 대통령 부친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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