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공급 가뭄…집값 상승 트리거 되나
내년 30만8300여가구 입주 전망…올해 대비 16%↓
허가·착공물량 급감…공급 선행지표 하락세
도시정비사업 지지부진…서울 공급 '빨간불'
2023-08-03 06:00:00 2023-08-03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김성은 기자] 내년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 대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 아파트 품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고금리와 자재비 인상 등으로 건설사의 주택사업이 위축되다 보니 공급물량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3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9만3657가구로 집계됐습니다. 고금리에 대한 우려가 컸던 지난해 하반기(18만7478가구)와 비교하면 3.3% 늘었습니다.
 
다만 내년 입주물량은 올해(36만7532가구) 대비 16.1% 감소한 30만8318가구로 예상됩니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은 크게 감소할 전망입니다. △2022년 18만718가구에서 △2023년 19만3948가구로 늘었다가 △2024년 13만3102가구로 전년 대비 31.4% 뚝 떨어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지방은 △2022년 15만2400가구 △2023년 17만3584가구 △2024년 17만5216가구로 오름세를 보입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입주물량의 경우 연평균 3만~4만가구 수준인데, 강남 대단지 아파트 입주에도 불구하고 내년부터 전체 물량은 줄어들 전망"이라며 "향후 분양물량에 따라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사진=뉴시스)
 
공급 선행지표 암울…정비사업도 침체
 
당장 수도권 주택공급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향후 전망도 밝진 않습니다. 주택공급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인허가와 착공 물량이 전년 대비 급감한 데다 건설사의 신규주택·도시정비사업도 쪼그라들었기 때문입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올 상반기 수도권 주거용 건축 허가·착공 물량은 각각 7765동, 5863동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36.3%, 43.8% 축소됐습니다.
 
대한건설협회가 조사한 국내 주거용 건축물 건설공사 수주액은 올해 5월 누계 19조4175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급감했습니다.
 
실제로 올 1~7월 주요 대형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5% 수준에 불과합니다. 10개사 중 삼성물산과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를 제외하면 모두 전년 대비 수주 실적이 저조합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7월까지 7000억원을 수주했지만 올해는 아직 수주 소식이 없습니다. 롯데건설은 2조8811억원에서 1728억원으로 94% 줄었고, 현대건설 77.28%, 대우건설 75.77%, GS건설 68.72%의 감소율을 보였습니다.
(표=뉴스토마토)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금리 인상, 자재비 상승 여파로 작년보다 프로젝트 자체가 많이 없어 수주액을 단순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다"면서 "정비사업 조합과 건설사가 생각하는 공사비 수준에 차이가 있었고, 부동산 시장도 좋지 않아 대체로 사업이 활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건설사 경영 기조도 수주 확대보다 기존 사업관리에 더 신경 쓰고, 자금 유동성에 집중하는 경향으로 바뀌었다"면서 "수주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새로 개발할 땅이 부족한 서울의 경우 기존 아파트를 부수고 다시 짓는 재건축·재개발사업이 주요 주택 공급원입니다. 전반적인 경기 부진에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향후 서울 내 주택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됩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급 부족은 매매와 전세가격을 올릴 수 있는 요소"라며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도 꾸준한 공급이 이뤄지도록 해 물량을 조절해야 집값 안정화를 이룰 수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여 수석연구원은 "그나마 경기·인천 지역은 공급 부족에 의한 집값 상승 위험도가 낮은 편이지만 대기 수요가 많은 서울은 상황이 다르다"며 "재건축, 재개발을 통해서만 물량이 공급됨에 따라 정비사업 추진이 느려질 경우 신축 부족에 대한 이슈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백아란·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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