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금융당국 수장들도 8월 첫주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데요. 별 다른 일정 없이 휴식을 취하며 각종 금융 현안과 해결 방향 등 금융정책을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 들어 고금리 여파가 이어지면서 금융권에서는 '9월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당국 수장들은 휴가 복귀 후 취약차주 상환 부담 경감과 금융사 건전성 관리, 가계부채 정책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입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 수장들은 지난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여름휴가 모드에 돌입했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예상치 못한 금융 상황에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별 다른 일정 없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얼마 전 일본 출장을 다녀온 이복현 원장도 어린 자녀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국 수장들은 휴가 이후 금융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입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른바 '가을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는데요. 오는 9월부터 영세상인 대상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가 종료되면 부실폭탄이 터질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2025년 9월까지 만기 연장 조치를 했지만, 실물 경제 회복 지연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상환 여력이 감소하면서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이 오는 10월 종료하는 만큼 연장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코로나19 피해업종으로 제한한 새출발기금 요건을 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반기 금융정책 역시 금융지원 확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입니다. 당국은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와 함께 정책 수요가 많은 소액생계비대출과 햇살론, 새출발기금 등 지원 규모를 늘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더딘 경기 회복에 고물가까지 겹치면서 취약차주의 어려움이 커질 수 밖에 없었던 만큼 서민·취약계층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고려한 조치입니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연내 정책서민금융 공급 규모를 기존 10조원에서 1조원 이상 확대해 사상 최대 규모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최저신용자 대상 직접 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근로자햇살론, 햇살론15, 햇살론유스 등 복잡하게 나뉜 햇살론의 여러 상품을 통합하는 내용의 정책서민금융 효율화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보입니다.
새마을금고 사태의 여진이 남은 가운데 금융시장도 여전히 불안한데요. 당국은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예금보험공사 금융안정계정 도입과 상호금융회사 규제 일원화 등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예금자보호 한도 조정의 경우에는 당국 내부에서도 신중론이 우세한 만큼 절충안을 마련해 국회에 전달할 방침입니다. 새마을금고 감독권 이관의 경우 금융위원회와 행전안전부가 모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악수하고 있습니다.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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