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에 심뇌혈관질환자 절반 '골든타임' 놓쳐
2021년 기준 연간 환자 290만명·진료비 7조원 육박
적시 내 병원 도착 비율 질환별 10%씩 확대 방침
권역센터 14개소→24개소…지역센터 전국 구축
2023-07-31 12:24:12 2023-07-31 16:38:58
 
 
[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국내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환자 수가 연간 290만명에 달하며 진료비는 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응급환자 중 절반가량이 골든타임 내 치료받지 못했습니다. 
 
정부는 적시에 치료받지 못하고 응급실을 전전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현상을 막기 위해 골든타임 내 병원 도착 비율을 높이고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의 중증·응급 심뇌혈관질환자의 적시 치료 방안이 담긴 '제2차 심뇌혈관질환관리 종합계획'을 31일 발표했습니다. 정부는 심뇌혈관질환법에 따라 심뇌혈관질환을 종합적·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있습니다. 
 
복지부에 따르면 심뇌혈관질환은 급성심근경색증, 뇌경색, 뇌출혈 등 심장과 뇌의 혈관에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심뇌혈관질환은 2021년 기준 국민 주요 사망 원인 중 2위입니다. 인구 고령화의 여파로 환자도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해당 질환으로 진료를 본 환자는 287만7000명으로 지난 2008년 160만1000명 대비 무려 81% 늘었습니다. 
 
진료비 또한 6조9866억원으로 2008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심뇌혈관질환이 유발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2020년 기준 19조2000억원 수준이며 매년 4.7%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복지부는 이번 종합계획에 따라 '신속한 중증·응급 심뇌혈관질환 해결 경로 마련', '진료자원 및 인프라의 최적 연계', '환자 중심의 포괄적 관리체계 구축', '근거 기반의 정책 실현'을 목표로 5개 전략과 15개 핵심 과제를 추진합니다.
 
우선 '응급실 뺑뺑이'를 막기 위해 중증·응급 해결 파이프라인을 확보합니다. 심혈관질환 골든타임 내 병원 도착 비율을 2027년까지 질환별로 10%씩 늘릴 방침입니다. 지난해 기준 심근경색의 경우 48%의 환자가, 뇌졸중의 경우 52%의 환자가 골든타임 내 병원에 도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권역센터도 기존 14개소에서 24개소로 늘립니다. 지역 심뇌혈관질환센터도 40~50개소를 추가로 구축해 촘촘한 지역 필수의료 인프라를 만들 계획입니다. 권역센터를 기반으로 핫라인을 운영해 환자를 대상으로 골든타임 내 최적의 의료 이용 경로를 안내할 예정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중증·응급 심뇌혈관질환자의 적시 치료 방안을 담은 '제2차 심뇌혈관질환관리 종합계획'을 31일 발표했습니다. 사진은 심뇌혈관질환 인프라 중장기 확충안. (그래픽=뉴스토마토)
 
권역·지역센터에 등록한 환자 비율도 심근경색의 경우 현재 11.1%에서 20%로, 뇌졸중의 경우 6.3%에서 15%로 끌어올립니다.
 
치료 역량이 있는 전문의들의 진료 협력 체계를 지원하는 심뇌혈관질환 인적 네트워크도 도입합니다. 이를 통해 중증·응급 대응 부담으로 인한 전문의 소진과 이탈을 완화하고 응급 환자의 진단과 수술·시술을 위한 신속 전원을 결정해 이송 시간을 단축합니다.
 
네트워크는 급성심근경색, 뇌졸중, 대동맥박리 등 질환·치료 방법별 골든타임 내 도달 가능한 거리의 서로 다른 의료기관에 소속된 7인 이상으로 구성합니다. 
 
네트워크 사업은 세부 사업 지침을 마련하고 참여기관을 공고·선정해 내년 1월부터 시범사업을 시행합니다. 사업 참여기관에 대한 보상 체계를 마련해 건강보험 시범사업 형태로 추진할 방침입니다.
 
고위험 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이 심뇌혈관질환 발병위험 보유자일 경우 경동맥초음파, 심전도 등 17만원 상당의 검진 비용을 지원합니다. 50인 미만, 야간교대 등 취약 사업장에 대해서는 보건 관리 기술 지원도 강화합니다. 
 
국립보건연구원 소속의 국립심혈관연구소 설립도 추진합니다. 질환의 예방·치료·관리 전주기에 대한 연구개발을 확대해 고위험군 선별도구와 관리지표, 위험도 평가 등의 도구 개발, 진료·치료 기술의 고도화를 도모합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심뇌혈관질환의 골든타임 사수는 환자의 조기 인지와 대처에서 시작되고 중증·응급 전문 치료로 신속하게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환자 중심의 전주기 예방·관리와 인적 네트워크 도입 등 중증·응급 치료 대응 체계 개선을 위한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심뇌혈관질환은 필수의료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분야로 2027년도까지 1500억원의 재정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라며 "종합계획의 성과가 또 다른 필수의료 분야 문제 해결의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중증·응급 심뇌혈관질환자의 적시 치료 방안을 담은 '제2차 심뇌혈관질환관리 종합계획'을 31일 발표했습니다. 사진은 심뇌혈관질환 종합계획 핵심 목표 및 성과지표. (그래픽=뉴스토마토)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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