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10대그룹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삼성그룹이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는 LG그룹으로 재계 자산 순위(4위)를 뛰어넘어 삼성을 추격하는 모습입니다. TV, 가전, 모바일 등 소비재를 취급해 접근성이 높고 삼성-LG간 선의의 라이벌 구도가 국가경제를 지탱하는 우호적 평판이 국민들 인식에 있는 듯 보입니다.
24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249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3 기업브랜드 신뢰지수’ 결과에 따르면 10대 그룹 중 삼성그룹이 47.2%를 기록했습니다. 23.1%를 차지한 2위 LG그룹보다 2배 높은 점유율입니다.
삼성은 코로나19 발병 등 경기불안요인이 증대된 시기부터 사상 최대 반도체 수출을 견인하는 등 국가경제를 방어한 이미지가 커졌습니다. 여기에 TSMC, 애플 등과 경쟁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내 공장을 방문하는 등 글로벌 위상을 높였습니다. 성별로는 남성(48.8%)과 여성(45.7%) 응답자 모두에게 높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연령대로도 40% 이상 고른 분포를 보였는데 60세 이상에서만 54.6%에 이릅니다. 고 이병철, 이건희 회장이 삼성을 성장시킨 역사적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10대그룹 총수 신뢰도를 별도 조사한 설문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역시 40% 이상의 높은 신뢰도를 얻었습니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의 불법적 혐의로 징역을 살고 재판도 치렀지만 광복절 특사를 받은 후 근래 윤석열 대통령과 순방 등 활발한 대외활동이 호평을 받습니다.
LG그룹은 재계 자산 순위를 뛰어넘어 삼성에 이은 두 자릿수 신뢰도를 보였습니다. 성별로는 여성(24.0%)이 남성(22.1%)에 비해 2% 정도 높고 연령대별로는 30~50대 지지도(20% 이상)가 높았습니다. LG그룹은 시가총액 중 배터리, 화학소재, 화장품 관련 계열사 비중이 높아 주식투자가 브랜드 신뢰도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또 가전제품이 주력 사업인 점을 고려하면 소비층이 많은 연령대에서 선호도가 높은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구광모 회장 역시 두 자릿수 신뢰도를 보였으나 그룹보다는 조금 낮은 19%를 기록했습니다. 다른 회장들에 비해 송사를 치렀던 부정적 이슈가 없으나 경영권을 물려받은 기간이 아직 짧고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등 대외 노출 빈도가 많지 않은 탓으로 보입니다.
3위 현대차그룹은 6.7%로 LG그룹과 상당한 격차가 있습니다. 현대차는 50대 이상 연령대(50대 8.3%, 60세 이상 7.7%)에서 신뢰도가 평균을 웃돌았습니다. 또 지역 중에서 광주/전라 비중(9.5%)이 비교적 높았습니다. 자동차 구매 연령대와 광주지역 공장 투자를 한 것 등에서 연관성이 있습니다.
4위 SK그룹은 4.0% 신뢰도를 나타냈습니다. 성별로는 남성(남성 3.1%, 여성 2.1%)이 높고 연령대에선 20대(5.5%)와 60세 이상(5.1%)에서 높았습니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이 평균보다 높았습니다. 반도체와 통신, 정유 등 폭넓고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그룹 포트폴리오 성격이 신뢰도에 반영된 모습입니다.
나머지 그룹들은 비등했습니다. 한화(2.6%), 신세계(1.6%), 롯데(1.5%), CJ(1.4%), GS(0.8%), HD현대(0.6%)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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