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윤석열 정부와 노동계와의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윤 정부는 작년 5월 집권한 이래 노동계와 대립각을 세워왔는데요.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 등 각종 악재 속 윤 정부가 노동계와 끝장을 보기보다는 노동계를 포용하는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제언합니다.
12일 노동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5월 집권한 이례로 노동계에 대립각을 계속해서 세워왔습니다. 윤 정부 취임 이후 대우조선해양 공권력 투입 추진 사례와 시멘트 화물분야 노동업무개시명령, 화물안전운임제 문제, 69시간 노동시간 확대 등 다양한 노동 이슈가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윤 정부가 우리나라의 경제와 민생, 산업을 위해서라도 노조에 대한 강력한 행정력을 집행하기 보다는 노조와의 대화 등을 통해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야한다고 제언합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가 노동조합에 대해 적대시하는 입장 변화가 없는 이상 노동계는 계속 싸울 수밖에 없는 기조가 계속 될 것이다"라며 "지금 노정 대결구도에서 벗어나려면 정부 입장에서의 변화가 제일 우선적이라고 생각이든다. 경제, 민생, 산업계 등으로 불똥이 튀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신원철 부산대 사회학과 교수도 "대통령과 정부는 기존 노동조합에 대해 기득권, 귀족노조 딱지를 붙이고, 이들이 청년과 노동시장 내 취약계층을 착취하고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을 되풀이 한다"며 "이 같은 자세로 추진하는 노동개혁은 노동시장 불평등과 이중구조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내년 4월10일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의 정부의 영향력 확대 등에 맞춰져 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현재와 같은 강대강 구조가 윤 정부 임기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 교수는 "정부가 내년 선거를 의식하면서 표 얻기 정책 기조라고 생각이 된다"면서 "그것에 대한 변화가 없으면 노정 대결 구도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은 "노동계와 정부가 대화가 단절된지 좀 됐다"면서 "계속해서 정부는 노동 개혁을 지금 주장하면서 대화 창구를 닫아 놓은 상황이고 노사정 대화도 잘 안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부 정책이 아직까지 바뀌지 않은 것 같고, 선거기간 내에도 계속 강대강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포용의사는 전혀 안보이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역 인근에서 열린 ‘노동·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 퇴진' 민주노총 금속노조 총파업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정부는 노조 집회에 대한 강력한 행정력을 행사해오기도 했습니다. 작년 11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 당시 발동한 '업무개시명령'이 노정 갈등이 시작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실제 업무개시명령은 지난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화물차운수사업법이 개정되며 처음 도입됐지만, 그간 시행된 사례는 없습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시멘트 분야 운송거부자에 대한 업무 개시 명령을 발동한다"며 "임기 중 노사 법치주의를 확고하게 세울 것이며 불법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를 볼모로 삼는 것은 어떠한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윤 정부의 이러한 기조에 노동계는 윤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은 노동을 적으로 돌린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노동 개혁'을 주요 국정과제로 제시하면서 노동계와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1년간의 노동정책은 노동의 가치 존중과 노동취약 계층 보호라는 정부의 역할에서 벗어났다"며 "오히려 노동자들을 갈라치기 하거나, 그간의 노동정책을 후퇴시키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정부는 더 이상의 노동에 대한 적대시를 멈추고 미래 지향적 노동 가치 실현을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4월25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본관 앞에서 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 전달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조)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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