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회사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반도체 사업이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수조 원의 적자가 예상됨에도 하반기 실적 독려 차원에서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실적이 발표되는 오는 7일 각 사업부에 상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을 지급합니다. 매년 상·하반기 지급되는 TAI는, 사업부 실적 기반으로 지급률이 결정되며 최대치는 기본급의 100%입니다.
반도체사업담당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기본급의 25%를,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와 모바일경험(MX)이 50%씩 받습니다.
DS부문이 역대 최저 성과급을 받는 건 지난 1분기 4조5800억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도 3조~4조원의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DS부문의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2분기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를 포함해 약 9조원에 이르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지급률이 영업이익 기준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삼성 내부 생산목표와 영업이익 등 여러 제반을 고려해 결과적으로 이익이 발생하여 성과급 지급이 결정됐습니다. 실제 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DS부문의 메모리 생산실적은 4658억8100만개로 반도체 호황을 이뤘던 전년 동기(4625억400만개) 보다 소폭 높았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TAI는 생산량 목표, 영업이익 등 여러 가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급률이 결정된다”고 말했습니다.
DS부문이 올 상반기에는 역대 최저의 TAI를 받지만 하반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 폭이 둔화되면서 성과급도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에 PC, 서버, 모바일, 그래픽, 소비자 등 응용처별 D램 평균판매가격(ASP)가 0~5%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직전 분기인 2분기 PC, 서버용 D램을 15~20%, 모바일용 13~18%, 그래픽·서버용 10~15%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분기 만에 낙폭 수준이 크게 둔화된 셈입니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미국 월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것 역시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기대감을 갖게하는 요인입니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3~5월(2023 회계연도 3분기) 매출 37억5000만달러(약 4조91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57% 줄었지만 월가 전망치인 37억5000만달러(약 4조8000억원)을 소폭 웃돌았습니다. 마이크론은 오는 6~8월(4분기) 매출의 경우 최대 41억달러(약 5조4000억원)으로 전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기업 3개 업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마이크론)가 감산을 진행하고 있는만큼 2분기부터 재고 소진이 시작되어 하반기에는 업황 반등을 기대하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지난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심상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다운턴(하강 국면)이 2년 이상 지속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양산하고 있는 12나노급 D램 16Gb(기가비트) DDR5 D램. (사진=삼성전자)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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