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롯데손해보험(000400)이 암 환자들에게 발송한 면역치료 보험금 부지급 사유서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험 가입자들은 포털사이트 지식백과의 간략한 내용을 그대로 옮겨담은 보험사의 무성의한 태도에 분노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도 소비자의 알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암환자들 중 '싸이모신 알파' 성분의 주사제를 투약해 면역치료를 받는 보험 가입자들에 대상으로 보험금 부지급 판단을 내리고 있습니다.
롯데손보는 해당 면역치료가 암 치료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싸이모신 주사제의 효능·효과를 매우 제한적으로 보고있는데요. 실제로 기자가 입수한 보험사의 부지급 사유서 내용에 기재된 싸이모신 주사제 효능·효과는 포털 사이트의 백과사전 검색 내용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문가의 판단을 받은 것인지도 의심되는 부분입니다.
부지급 사유서를 받은 롯데손보 가입자 A씨는 "성의없는 답변에 화가 났다"며 "의학적 소견에 따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임에도 보험사의 부지급 사유는 전문적 견해를 찾아보기 힘들어 의료적 판단을 받은 것은 맞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토로했습니다.
A씨는 "부지급 사유에 대해 납득이 어려워 여러차례 보험사에 문의했지만, 연락처를 남겨도 답이 오지 않고 직접 전화를 해도 전화를 받지 않는 상황"이라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한 포털사이트 지식백과에서 '싸이모신 알파'를 주성분으로 하는 한 약물에 대한 설명 정보입니다. 이 내용은 롯데손보 복수의 가입자에게서 받은 '부지급 사유서'상 효능 설명과 토씨하나 다르지 않고 일치했습니다. (사진= 네이버 검색 결과 갈무리)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교수는 "보험금을 청구하기까지 가입자들은 보험사가 요구하는 다양한 증빙서류를 제출하는만큼, 보험사도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 사유에 대해 충분히 소비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을 다해야 한다"며 "단순히 보험금 부지급 사유서 발급만 의무로 정할 것이 아니라, 상세한 내용이 설명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부지급 사유 역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보험 가입자 B씨는 "싸이모신 알파의 경우 식약처에서 허가가 난 주사제이며, 기타암보조치료제로 분류돼 있는데도 롯데손보의 부지급 사유서에는 효능에 암에 대한 게 없다고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싸이모신 알파를 성분으로 하는 약제에 대해 약학정보원에 검색해보면, 식약처 분류상 '기타의 종양치료제'로 확인됩니다. KPIC 약효분류상으로도 '암 및 면역관련 질환 제제'로 적시돼 있습니다.
한 제약업체가 만든 실손보험 관련 자료에 따르면 '기타의 종양치료제는 종양용약에 해당되며, 종양용약은 식약처 지정의 항암제에 해당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또한 해외의 싸이모신 알파 관련 논문에서도 암세포를 억제하는 등 효과가 있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염창환 염창환병원 원장은 "싸이모신 알파의 경우 면역치료만이 아니라 암 직접치료 성격이 가능하다고 인정받고 있다"며 "식약처에서도 암치료 목적으로 허가하고 있는 제제"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른 손해보험사 관계자도 "항암치료 환자가 소견서를 제출할 경우 싸이모신 성분의 주사 면역치료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싸이모신 알파'의 항암치료적 성격을 설명하고 있는 한 제약회사의 자료 일부입니다. 해외 여러 논문의 내용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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