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이번주 국내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대화 무드 조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중 관계 개선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인데요. 다만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도세로 전환함에 따라 추가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의 순매도세로 2600선을 내줬죠.
외인 매물 지속 여부 '촉각'…"매도 강도 약화할 것"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 예상밴드는 2530~2650포인트입니다. 최근 미국과 중국간 대화 무드가 조성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지난 18~19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습니다. 증권가에선 미중 대화 무드 조성은 국내 증시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대화 무드는 한국 주식에 긍정적인 환경이다"라며 "다만 향후 미중 대화 과정에서 미묘한 스탠스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은 상존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을 '독재자(dictator)'라고 지칭했고 중국 정부는 "공개적인 정치적 도발"이라며 반발했습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관계 개선은 지정학적 리스크 자체가 줄어들어 긍정적인 것은 맞다"며 "다만 미중 관계가 양방향으로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고 있어 아직까진 큰 중요 요인은 아닐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세가 이어질지도 관건입니다. 최근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하며 코스피 지수는 하락했는데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소폭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증권가에선 연준 긴축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연준 의장은 하원 증언에서 여전히 높은 물가로 2회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며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벗어나지 않는 내용으로 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긴축 강도로 인한 증시 이탈이 아닌 '차익실현' 매물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지난달 중순부터 급반등을 시작한 코스피는 이달 중순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는데요. 지난 12일엔 장중 2650선을 찍기도 했습니다. 한달간 증시가 크게 상승하자 과매수권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생기며 차익실현에 들어갔다는 해석입니다.
김영환 연구원은 "미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더라도 그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을 정말로 크게 두려워한다기 보다는 이를 빌미로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주에도 외국인이 차익실현을 위해 순매도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강도 자체는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김정윤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다시 반등세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어서 외국인 입장에선 우호적인 환율"이라며 "이미 1주일 넘게 외국인 차익 매물이 나왔기 때문에 순매도 강도는 다소 힘이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마이크론 실적·중국 경기 지표 발표 '주목'
기업들이 2분기 실적 발표를 조만간 앞두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의 관심사입니다. 다음달 7일
삼성전자(005930)가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국내 기업 2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데요. 2분기 실적 시즌에 대한 시장 반응은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기업 실적 시즌이 다가오기 전, 이번주에 발표되는 마이크론 실적에도 눈길이 쏠립니다. 미국 메모리 기업 마이크론은 오는 28일에 3~5월 실적을 발표하는데요. 시장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전분기 대비 적자폭 감소와 실적 개선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최 연구원은 "마이크론 실적은 한국 반도체 기업의 실적 청사진을 그리는 이벤트로 작용했다"며 "이번 실적 발표가 한국 기업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 경기부양도 증시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지난 20일 중국인민은행은 10개월 만에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10bp 인하했습니다. 시장은 강한 경기 부양책을 기대했지만 예상보단 경기 부양 정책 강도가 낮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향후 재정 부양책을 어떻게 내놓을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7월 마지막 주에 열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부양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는 30일 중국 국가통계국(NBS)은 6월 제조업,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발표합니다. PMI는 기업 인사·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하는 경기 전망 지표로 50 이하면 경기 위축을 뜻합니다. 제조업 PMI는 4, 5월 두달 연속 50 이하를 기록했죠. 중국 경기 회복 방향성에 따라 국내 증시 흐름도 달라질 수 있어 시장은 주목 중입니다.
지난주, 외국인 순매도에 코스피 2600선 깨져
한편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순매도세로 인해 2600선이 무너졌습니다. 외국인은 지난주 코스피 시장에서 1조1357억원을 순매도했는데요.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입니다.
외국인 순매도세가 강하게 출회되며 지난 21일 코스피 지수는 2500대로 내려왔죠. 22일에 다시 한 번 2600선에 재진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23일 코스피는 2570.10포인트로 막을 내렸습니다.
반도체, 방산 등 업종에 대한 수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김영환 연구워는 "2분기 실적 시즌 전까진 종목장세가 예상되고 있다"며 "반도체, 원전, 방산 등 첨단 분야이면서 미중 관계 변화가 크게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업종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기관 투자자들도 외국인과 비슷한 업종을 순매수했습니다. 두산밥캣은 1169억원,
하이브(352820)(884억원), 현대로템(609억원),
에코프로비엠(247540)(519억원)가 순매수 상위권에 포함됐죠. 순매수 1위 종목은 코스피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252670)X로 2820억원 가량 사들였는데요. 전문가들은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는 장세에서 단기적인 관점의 투자라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가 단기간 상승했기 때문에 중간에 차익실현을 위한 수급으로 보이며 중장기적인 방향성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한 LG엔솔은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1위 종목입니다. 개인은 지난주 LG엔솔을 3480억원 순매수했고 이어 NAVER(2026억원), SK이노베이션(1258억원),
카카오(035720)(1229억원),
포스코퓨처엠(003670)(1202억원)를 사들였습니다.
6월 마지막 주 증시 주요 일정 (그래픽=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