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담에 발목…중견건설사 신용등급 칼바람
태영건설·한신공영 신용등급 하향 조정
"수익성 감소·재무 부담 확대"
시멘트 등 건자재 도미노 인상 예고
2023-06-20 06:00:00 2023-06-20 06:00: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공사 원가 부담이 높아진 가운데 재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되는 중견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됐습니다.
 
20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16일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기업어음 신용등급도 A2에서 A2-로 변경했습니다.
 
같은 날 한국기업평가도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각각 A-(안정적), A2-로 내렸습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규모 증가로 재무 리스크는 확대된 반면 수익성은 떨어져 당분간 재무 부담을 해소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공통된 시각입니다.
 
태영건설의 연결기준 PF 보증 규모는 2020년 말 1조3000억원에서 올해 3월 2조4000억원으로 늘었습니다. 한신평은 PF 보증 미착공 현장 중 지방 비중이 크고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으로 보증 규모를 줄이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5%에서 올해 1분기 2.7%로 감소했습니다. 재무안정성 지표인 순차입금은 증가세를 보이며 올 1분기 1조633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위원은 "주요 사업장 분양·입주 실적, 보유 자산 또는 계열사 등을 활용한 유동성 확보 수준, 선투입 영업자산의 회수 여부 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기업평가 신용등급 조정 내역. (사진=한국기업평가)
 
한기평은 한신공영의 신용등급도 조정했습니다. 한신공영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A3+에서 A3로 변경됐습니다.
 
김현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수익성 하락과 재무 부담 확대 추세가 지속되는 점, 자체사업 관련 용지매입 계획 등을 감안하면 재무 부담 개선 가능성이 제한적인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익은 줄었지만 부채비율은 늘었습니다. 연결기준 한신공영의 영업이익은 2021년 446억원에서 2022년 394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45억으로, 전년 동기(158억원) 대비 71% 줄었습니다. 부채비율은 2021년 212.8%에서 2022년 223.3%, 올해 1분기 247.5%로 확대됐습니다.
 
향후 자체사업과 관련한 토지대금을 고려하면 재무구조 개선에 시일이 걸릴 전망입니다. 김 책임연구원은 "올해 한신공영은 토지대금으로 1345억원을 집행할 예정으로, 재무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기평은 일성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BB+로 유지했지만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 정비사업을 뺀 도급사업의 분양률은 52.3%로 저조한 데다 공사비 미회수 리스크 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건설사들이 원가 상승으로 시름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최근 주요 시멘트사들이 시멘트 공급가 인상을 요구함에 따라 향후 레미콘 등 건자재 줄인상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 상승 정도가 물가 상승률을 훨씬 뛰어넘을 만큼 오르니 손을 쓸 수가 없다"면서 "경기 침체에 자금 조달마저 어려워 새로운 사업 추진도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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