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이용대가에 대한 논의가 글로벌 관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KT(030200)도 망이용대가 지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콘텐츠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재원으로써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국내에서 망이용대가를 놓고 법정 공방 중인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사례가 중요하다고도 강조했습니다.
KT도 "망이용대가 필요해"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사장)은 15일 서울역 인근 1인미디어 콤플렉스에서 진행된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투자활성화 및 금융지원 업무협약 자리에서 "망이용대가가 들어와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한테 지원되고, 콘텐츠 사업자에게도 지원이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된다"며 "미디어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관점에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망이용대가가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KT가 공식적으로 망이용대가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사장)이 15일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투자활성화 및 금융지원 업무협약 자리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망이용대가는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의 서비스 확산으로 인터넷망 트래픽 발생량이 급증하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대형 CP로부터 발생하는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 설비 증설 등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발생하면서 인터넷사업자(ISP)뿐만 아니라 CP의 투자도 담보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글로벌 CP의 망무임승차로 ISP사업자들과 갈등 양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국내에서 이와 관련된 이견으로 2020년부토 소송을 진행 중입니다. 유튜브를 서비스 중인 구글도 망이용대가를 국내에서 지불하고 있지 않아 망무임승차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국내 PP 프로그램제공매출 9988억 구글·넷플릭스 효용효과에 극히 일부
구글의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국내 트래픽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용자가 늘면서 이들과 연관된 매출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부수적 매출인 광고매출만으로도 수천억원 수준을 올리고 있죠. 특히 광고요금제를 도입한 넷플릭스의 경우 3~5년 내 국내 광고 매출 규모가 연간 2687억원에서 최대 3716억원에 달할 것으로도 관측되고 있습니다. 변상규 호서대 교수는 국내 넷플릭스 광고 요금제 가입자가 약 203만~281만명에 달할 것으로 가정해 광고매출만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변 교수는 국내에서 유튜브 이용자들이 통신사망을 이용해 얻는 후생 효과가 연간 57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지난 3월 420명을 대상으로 유튜브 이용 시 매달 트래픽 요금을 내야 한다고 가정했을 때 추가 지불 의향과 금액을 조사했는데, 1인당 평균 2025원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15~65세 인구와 인터넷, 유튜브 이용률을 고려하면 약 5780억원이라는 설명입니다.
넷플릭스 광고요금제 전광판. (사진=뉴스토마토)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2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자료집에 따르면 국내 PP업계의 연간 프로그램제공매출은 9988억원으로 조사됐습니다. 넷플릭스와 구글의 매출과 부수적 매출에 비해 169개 PP 사업자들이 프로그램판매를 통해 벌어들이는 매출은 지극히 미미한 수준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망이용대가가 기존 네트워크 설비투자에 국한돼 필요성이 강조돼 왔는데, 통신사들이 유료방송 플랫폼을 가지고 있고, 콘텐츠 투자에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망이용대가는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라는 확대된 측면에서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종호 장관 "종합적 관점에서 살펴보겠다"
망이용대가의 필요성에 대해 업계가 공감하고 있지만, 정부는 신중하게 살펴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우선 소송도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직접 나서기는 곤란하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이종호 장관은 이날 업무협약 후 취재진과 만나 "소송이 진행되는 만큼 정부가 입장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종합적인 관점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사진=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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