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최근
에코프로(086520)를 비롯한 에코프로 그룹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에코프로는 지난 7일 17% 가까이 상승하며 하루 만에 60만원대를 탈환했는데요. 급등 원인으로 숏커버링, 즉 주가가 오르자 공매도를 위해 빌린 주식을 다시 사는 현상이 꼽힙니다. 시장에서는 60만원을 재돌파한 에코프로가 추가 상승한다면 주가 하락에 베팅한 숏 투자자들의 손실이 우려된다고 판단합니다.
5월 연이은 악재로 하락한 에코프로, 6월 들어 반등
에코프로 5월부터 현재까지 주가 흐름 (그래픽=뉴스토마토, 자료=한국거래소)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에코프로의 주가는 1.82% 오른 67만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에코프로 그룹주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은 6월 한달 간 7.23% 상승한 26만7000원,
에코프로에이치엔(383310)은 11.25% 오른 6만9200원을 기록했습니다. 에코프로는 지난 7일 16.96% 급등해 66만2000원에 오른 후 계속해서 6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5월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주가 흐름입니다.
5월 들어 에코프로 주가는 상반기 보인 상승세보다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 4월 11일 82만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에코프로는 4개월 만에 696.12%라는 폭등세를 보였습니다. 이후 다소 조정을 거치며 다시 80만원 선을 도전하나 했으나 5월에만 악재가 연달아 터지며 50만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회장이 지난달 11일 재판부로부터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 소식됐습니다. 서울고법 형사5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합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징역 2년, 벌금 22억원, 추징금 11억원을 선고했고 도주 우려가 높다며 법정 구속도 결정했죠.
이어 글로벌 대표지수인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편입 불발 소식이 있었습니다. 지난달 12일, MSCI 5월 정기 리뷰가 발표됐지만 에코프로는 편입되지 않았습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는 후보 종목에 들었지만 극단적인 가격 상승 조건에 의해서 MSCI 편입이 불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에코프로의 거듭되는 악재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에코프로 '사자'를 이어갔습니다. 5월 한달에만 4284억원을 순매수했네요. 에코프로비엠도 334억원 순매수했습니다. 반면 외국인은 에코프로를 4068억원, 에코프로비엠은 1281억원 순매도했고 기관도 에코프로를 393억원 순매도했습니다.
'빌린 주식 갚자' 숏커버링, 주가 상승에 영향
시장은 에코프로의 주가가 50만원선도 위태로운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6월에 들어서자 에코프로는 다시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 상승으로 국내 2차전지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에코프로의 상승에는 '숏커버링'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시선이 더 우세합니다.
숏커버링이란 증시에서 공매도를 위해 빌린 주식을 갚으려고 판 주식을 다시 사는 행위를 말합니다. 즉, 주가 하락시 이익을 보는 공매도지만 주가가 오르면 손해를 보게 되고 다시 하락하기를 기다리기엔 수수료 부담 등이 있기 때문에 서둘러 주식을 재매수 해서 빌려준 사람에게 갚는 것이죠.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주체는 외국인과 기관이 대부분인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 7일, 에코프로의 급등세를 주도한 주체가 외국인과 기관인 것에 눈길이 쏠렸습니다. 이날 외국인은 에코프로를 519억원, 기관은 621억원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 올렸습니다. 외국인은 같은날 에코프로비엠도 380억원 순매수 했네요. 에코프로 주가가 60만원선을 넘자 공매도 주체들이 숏커버링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제 7일, 빌린 에코프로 주식을 상환하며 공매도 대기 성격의 자금인 대차잔고가 줄어들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에코프로 대차거래에서 상환 주수는 13만5666주로 체결 주수(8만8738주)보다 많았습니다. 이날 대차잔고는 전날 452만주보다 줄어든 448만주였죠.
에코프로비엠의 대차잔고는 에코프로보다 감소세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30일까지 1400만주가 넘는 대차잔고를 보였지만 이튿날 1300만주대로 떨어지더니 지난 8일엔 1280만주까지 감소했습니다. 상환하는 주식 수가 연달하 체결하는 주식 수보다 많았죠.
전문가들도 최근 에코프로의 급등에 숏커버링의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2차전지 업종이 강한 모멘텀을 탔지만 이후 조정을 겪었는데 일정 기간 조정을 겪다 보니 저가 매수세와 숏커버링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주가 추가 상승시, 숏 투자자 손해 커질 수도
2차전지 업종이 테슬라 발 훈풍이 불며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에코프로 주가의 추가 상승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단기적으로 급등한 반도체 종목에서 차익 실현을 한 투자자들이 2차전지로 눈길을 돌린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이 실적이 잘 나오진 않았지만 최근 단기간에 수급이 유입되다 보니 차익매물이 나오면 잠재적인 성장성이 엄청난 2차전지로 순환매가 돌아간다"고 밝혔습니다. 이재선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보자면 반도체 일부를 팔고 2차전지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너무 짧은 시기여서 추세적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 그룹주에 추가적인 상승여력이 나오면 지난 4월 기록한 전고점(82만원)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주가가 더 오른다면 주가 하락에 베팅한 숏 투자자들은 막대한 손해를 피할 수 없어 보이는데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는 지난 몇달 간 크게 상승했습니다.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는 지난 4월 3일 46만4731주, 2321억원으로 시가총액 대비 비중은 1.8%였습니다. 이후 꾸준히 공매도 잔고는 증가해 1조원대까지 올랐고 지난 5일 기준으론 173만1669주, 9801억원으로 비중 6.5%를 보이고 있습니다. 에코프로에이치엔도 4월 3일 공매도 잔고 비중이 2.76%였지만 지난 5일 기준 5.29%로 늘어났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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