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철강·조선업계의 올해 상반기 후판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대비 인상으로 협상이 타결되면서, 철강업체가 원자재와 전기료 상승에 따른 가중된 원가부담을 한시름 덜게됐습니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은 "상호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이해 가능하고 합리적 수준에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실수요향 협상가격보다 소폭 인상됐다는 게 업계 안팎의 전언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가격은 대외비라는 입장입니다.
철강과 조선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후판가격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가격을 협상해 왔습니다. 양측은 지난해 하반기 톤(t)당 후판가격은 같은해 상반기 대비 10만원 정도 인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철강업체들은 후판의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과 올해 1, 2분기 정부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올라 원가부담이 크다며 인상을 주장했습니다. 반면, 조선사들은 조선용 후판이 선박 제조원가의 20% 정도를 차지한다며 동결 또는 인하를 요청했습니다.
양측의 상반된 요구로 협상은 1개월 이상 지연되는 등 난항을 겪었습니다. 통상 양측의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은 4월 안으로 끝나게 됩니다.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자 업계 1위인
포스코(005490)와
HD현대중공업(329180)이 먼저 후판가격을 t당 90만원대로 조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어
현대제철(004020)도 조선업계와 상반기 협상에서 가격 인상을 가닥으로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었다는 관측입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한 직원이 제1고로(용광로)에서 쇳물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에 따라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원자재와 전기료 상승분에 따른 원가부담 일부가 해소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말 t당 80달러 수준으로 거래됐습니다. 그러나 지난 1월 가격이 120달러를 넘기며 강세를 보이다 최근 100달러대로 형성됐습니다. 철강사들이 지난해 하반기 대비 원자재 가격 상승분으로 인한 원가부담이 높아졌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전기료 인상에 따른 원가부담이 가중됐습니다. 산업부는 누적 적자가 큰 한국전력 재무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 전기료를 인상했습니다. 전기료는 지난 1분기 킬로와트시(㎾h)당 13.1원 인상됐으며, 2분기에는 ㎾h당 8원 올랐습니다. 1분기 전기료 인상으로 철강업계가 떠안게 되는 원가 부담은 연간 약 2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같은 원가부담을 이번 2분기 전기료 인상 수준 대비 계산하면 연간 1588억원이 더 추가될 관측입니다.
특히 고로(용광로) 비중이 큰 포스코보다 전기로 비중이 큰 현대제철의 원가부담이 더 큽니다. 또 포스코는 자가발전 전력량이 80% 규모이지만, 현대제철은 포스코보다 자가발전 전력량이 현격히 떨어집니다. 1,2분기 전기료 인상으로 현대제철이 떠안을 원가부담은 연간 1400억원대입니다. 따라서 이번 후판가격 인상으로 원가상승분이 일부 개선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후판 가격 협상은 매년 이뤄지는 만큼 한쪽의 유불리보다 양측이 공생할 수 있는 방안으로 타결되는 흐름을 보인다"며 "서로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대승적 합의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0일 오전 울산시 동구 HD현대중공업에서 LNG벙커링선 '블루웨일호' 명명식이 열리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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