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째 '경기둔화' 진단…"낮은 성장률 요인, 반도체로 쏠려"
기재부 "내수 회복세에도 제조업 중심 경기 둔화"
"경기 회복 흐름, 잠재성장률 수준에 이르지 못해"
4월 수출, 반도체 등 부진으로 전년비 14.2%↓
2023-05-12 13:41:08 2023-05-12 18:22:14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정부가 4개월 연속으로 경기 상황을 '둔화'로 진단했습니다.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내수와 달리 수출·설비투자 부진 등 제조업 중심의 경기둔화 흐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낮은 성장의 주요 요인은 반도체 경기 악화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를 통해 "내수는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수출과 설비 투자 부진 등 제조업 중심의 경기 둔화가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외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효과에 대한 기대와 함께 통화 긴축에 따른 취약 부문 금융 불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영향 등 하방 위험이 교차하며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기재부는 1월 경제동향에서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이후 2월에는 '우려 확대'에서 '둔화'로 진단 수위를 높였고 3월부터 이달까지 '경기 둔화'라는 판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정책국 경제분석과 과장은 "'경기 둔화란 표현은 여전히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1분기 GDP 성장률이 0.3%가 나오긴 했지만, 지난해 4분기 때 -0.4%였다. 2개를 합치면 사실은 -0.1%"라며 "잠재성장률 자체가 2% 수준이라고 보면 분기로는 0.4~0.5% 정도 증가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아직 경기 회복 흐름이 그 잠재 수준에 이르지는 못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3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5.1% 증가했고 서비스업 생산이 0.2% 늘어나 전 산업 생산이 1.6% 증가했습니다.
 
광공업 생산은 광업과 전기·가스업에서 감소했지만, 제조업에서 증가하면서 전월 대비 5.1% 늘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7.6% 줄었습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2% 늘었습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도 6.2% 증가했습니다. 부동산업, 금융·보업업 등은 늘었지만  숙박·음식업 등은 감소했습니다. 
 
4월 서비스업은 일평균 주식거래대금,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등의 증가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힙니다. 그러나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 하락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3월 소매 판매는 준내구재의 감소에도 내구재, 비내구재 판매가 증가하면서 전월 대비 0.4% 증가했습니다. 4월 소매 판매는 소비자 심리지수 상승과 방한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이 긍정적 요인입니다. 백화점 매출 감소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는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수출과 설비 투자 부진 등 제조업 중심의 경기 둔화가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감만(위) 부두 야적장. (사진=뉴시스)
 
3월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 투자가 소폭 늘었지만, 운송장비 투자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등 전월 대비 2.2% 감소했습니다. 건설기성(불변)은 토목 공사 실적이 증가했지만, 건축 공사 실적이 감소하면서 전월 대비 3.3% 감소했습니다.
 
4월 수출은 반도체, 무선통신, 디스플레이 등 IT 제품의 수출 부진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2% 감소했습니다. 조업 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2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0.4% 줄었습니다.
 
이승한 과장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상대적으로 예년에 비해 낮은 성장률의 요인은 반도체의 나쁜 경기 부분에 거의 집중돼 있다"며 "시점의 차이는 있지만 하반기에는 분명히 재고 수준이 떨어지게 되고 그만큼 업황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심리지수는 개선세입니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CSI) 95.1로 전월 대비 3.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기업심리 실적지수(BSI)는 72로 전월과 같았고 전망지수(BSI)는 74로 전월 대비 1포인트 늘었습니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올해 3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6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향후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하락했습니다.
 
4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35만4000명 증가했습니다. 실업률은 2.8%로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내렸습니다.   
 
소비자물가는 3월 4.2%와 비교해 상승 폭이 3.7%로 축소됐습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4.0%, 농산물·에너지 제외지수는 4.6% 각각 올랐습니다.
 
4월 코스피지수는 글로벌 은행 위기의진정세, 전기전자주 업황 개선 기대 등으로 상승했지만, 코스닥지수는 차익 실현 등 영향으로 하락했습니다. 4월 원·달러 환율은 미국 은행권 사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통화정책 장기화 경계감 등으로 3월 말보다 상승했습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확고한 물가·민생 안정과 대내외 리스크 관리하에 경협 기반 강화 등 수출·투자·내수 활력 제고와 경제 체질의 구조적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는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수출과 설비 투자 부진 등 제조업 중심의 경기 둔화가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이승한 기재부 경제정책국 경제분석과 과장이 경제동향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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