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각종 조치들이 완화되면서 학교도 대면 수업을 재개하는 등 일상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학교 현장은 일상 회복의 기쁨보다 신학기에 학교 폭력 연관 문제가 생길까봐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학교 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사건·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중의 이목이 집중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순신 사태·더 글로리 열풍'으로 학교 폭력에 대한 관심 커져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일선 초·중·고교에서는 다시 시작된 대면 수업 환경에서 학교 폭력과 같은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고등학교 시절 학교 폭력 사건이 여전히 '뜨거운 감자'인데다 학교 폭력 문제를 다룬 드라마 '더 글로리'까지 인기를 끌면서 학교 폭력에 대한 주목도가 상당히 높은 영향입니다.
특히 정 변호사 아들이 동급생에게 8개월 동안 언어 폭력을 저질렀던 학교인 민족사관고등학교(민사고)의 경우 교장이 국회 교육위원회 현안 질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했을 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학교를 찾아와 당시 피해 학생 보호가 미흡했던 점을 질타하는 등 곤혹을 치르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장은 "안 그래도 학교 폭력 관련 사안은 굉장히 민감한 부분인데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더욱 조심하고 있다"며 "학교 폭력에 대한 교육당국과 사회의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엄청난 질타를 받을 수 있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학교 폭력 문제로 인해 학교 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사진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출입구의 모습.(사진 = 뉴시스)
학교 현장, 학교 폭력 경계 분위기…예방 위해 최선
다른 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당수 학교가 교장 훈화를 통해 학교 폭력이 얼마나 큰 범죄인지 주지시키거나 교사가 조·종례 시간에 지속적으로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등 학교 폭력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 학교는 경찰서나 학교 폭력 예방 기관과 협조해 학생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자녀의 학교 폭력 피해 시 대처 등에 대한 연수를 하는 학교도 있습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는 "단체 채팅방에서 한 학생에게만 언어 폭력을 가해 괴롭히는 등의 사이버 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담임 없는 채팅방은 만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노력들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대변인은 "새 학기이기도 하고 최근 학교 폭력 문제가 워낙 시끄럽다 보니 학교에서도 여러 가지 방식으로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부 학교에서는 각 가정에 가정통신문을 보내 자녀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이거나 학교 폭력을 당한 조짐이 느껴진다면 학교에 알려 달라고 당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학교 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일선 학교에서는 관련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경계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푸른나무재단에서 열린 '2022년 전국 학교 사이버 폭력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 도중 학교 폭력 피해 학생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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