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포드와 처음으로 배터리 합작공장(튀르키예)을 짓기로 하면서 북미에 이어 유럽에서의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은 북미와 유럽 수주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1위 배터리 업체 중국 CATL을 넘어선다는 방침인데요.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 '수율' 자신감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한국-북미-중국-폴란드-인도네시아 등 5개 국가에서 단독 및 합작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운영 중입니다. 이번 튀르키예 외에도 북미,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생산공장의 생산능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는데요. 우선 북미 시장의 경우 올해 말 제너럴모터스(GM) JV 1기와 2기 가동 등을 통해 생산능력을 55GWh로 확대하고 폴란드 브로츠와프 생산공장은 90GWh, 한국·중국 등 아시아 내 생산공장은 155GWh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6월부터 멈춰있던 미국 애리조나주 배터리 공장도 올해 재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권 부회장이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를 공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배경에는 핵심 경쟁력인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에 대한 자신감이 꼽힙니다.
최근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의 공장이 본격 가동되기 시작하면서 업계에서는 수율 안정화가 화두인데요.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신규 공장이 가동에 돌입하더라도 수율이 안정화하지 못한다면 제때 고객사에 배터리를 납품하지 못해 신뢰는 물론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공장을 짓고 라인을 증설하는 건 어렵지 않다"며 "다만 배터리 생산은 손을 많이 타는 공정이라 생산 노하우가 없으면 단기간에 수율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격적인 투자는 CATL를 잡기 위한 전략적인 판단인데요.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3.6%로 전년 대비 6.1%p 하락했습니다. 반면 CATL은 33.0%에서 37.0%로 늘리며 LG에너지솔루션과의 격차를 벌렸습니다. 이를 줄이기 위해 대대적인 투자로 CATL이 약세를 보이는 중국 외 시장에서 경쟁 기반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 시장을 제외한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이 29.7%로 1위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생산체제 현황.(사진=LG에너지솔루션)
권 부회장도 지난해 1월 기자간담회에서 "CATL에 뒤처져 있긴 하나 조만간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다"며 "CATL이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선 미국·유럽 고객을 확보해야 하는데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수주 잔고가 지난해 말 기준 385조원에 달하는 점도 LG에너지솔루션의 강점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폭스바겐 △GM △포드 △스텔란티스 △르노닛산 △현대차 △BMW △혼다 등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권영수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스마트팩토리 구축'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에게 붙은 '해결사' 별명은 위기를 돌파하고 기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역할과 관련됐습니다. 권 부회장은 2007년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034220)) 대표에 취임해 글로벌 LCD 1위에 올려놓았습니다. 2012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현 LG에너지솔루션) 본부장으로 임명될 당시에는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전지사업도 LCD처럼 세계 최고로 키워달라"는 특명을 받기도 했습니다.
2021년 11월 LG에너지솔루션 대표로 취임할 때도 대규모 리콜 사태와 기업공개(IPO)를 앞둔 시기에 해결사로 등장했습니다.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25조5986억원, 영업이익 1조2137억원으로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냈죠.
현재 5% 수준인 영업이익률을 2027년엔 두 자릿수로 달성하겠다는 것이 권 부회장의 목표입니다. 생산 능력 확대와 효율성 증대를 위해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는 이유인데요. 그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해 최고 수준의 QCD(품질·비용·납기)를 제공해 고객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수익성 넘버원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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