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반도체, 디스플레이 수출 부진에 이어 수출국 3강체제가 무너진 철강 산업의 고전이 가중되면서 혹한기 탈출을 위한 저탄소·고부가가치 철강 전략에 주력합니다. 특히 철스크랩 산업화, 수소환원제철, 고부가신소재 등 철강산업 생태계 혁신과 저탄소 철강생산 로드맵을 위한 1500억원 규모의 민간 펀드를 조성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철강산업 발전 원탁회의'를 열고 '저탄소 철강생산 전환을 위한 철강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습니다.
2030년까지 철스크랩(고철) 산업생태계 구축, 세계최초 수소유동환원 기술개발, 친환경선박용 고망간강 밸류체인 완성, 글로벌 수출 3강 달성 등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국내 철강업계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요가 위축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철강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증가율이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쪼그라들더니 9월부터는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재작년에 36.9% 성장했던 철강 제품의 연간 수출액은 지난해(384억6000만달러) 5.7%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1월에도 철강 수출액은 27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5.9% 급감했습니다.
현재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의 새 탄소 규제가 등장하며 탄소 감축이 수출 경쟁력이 되는 무역 질서도 리스크 요인입니다.
정부와 업계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철강 산업의 새로운 도약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입니다. 원료부터 공정, 제품, 수출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탄소 감축을 위한 전략을 내놨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철스크랩의 산업화와 공급 안정을 추진합니다.
탄소중립 추진으로 전기로가 확대되는 가운데 전기로의 필수 원료인 철스크랩에 대한 수요가 늘 전망입니다. 정부는 철스크랩을 순환자원으로 인정하고 품질 표준 개선과 관련 기술 개발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또 2050년까지 고로 11기를 수소유동환원로 14기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2025년까지 수소유동환원 기초 기술 개발을 완료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수소유동환원 기술의 완전한 도입에 장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현존 고로·전기로에서 탄소 감축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2030년까지 약 24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R&D)비를 투입할 예정입니다.
고부가재 중심의 제품 구조 고도화도 진행합니다.
액화천연가스(LNG)·액화수소 저장탱크 등 극저온 환경에 견디는 고망간강 소재 개발을 추진하고 철강·조선업계 간 협력을 강화하는 등 국내 친환경 선박 고망간강 분야에 탄탄한 밸류체인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철강 기업 7개사(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KG스틸, 대한제강, 아주스틸) 등과 이날 철강 생산 저탄소화 추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민관은 2021년 1월 발족한 그린철강위원회를 가칭 '철강 생산 저탄소 얼라이언스(동맹)'로 개편해 올해 1분기 안에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1500억원 규모 민간 펀드를 활용해 '철강샌상 저탄소화 로드맵'도 수립할 예정입니다.
백봉혁 한국철강협회 대외협력실장은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안 좋아서 국제적인 수요와 가격도 떨어졌다. 현재는 수출할수록 손해보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아세안, 인도 등 일부 지역의 수요 성장세와 지난해 국내 공급 차질로 인한 내수 전환 물량의 기저효과에도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수출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올해 한국 청강 수출은 전년비 1.1% 증가한 2600만톤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철강산업이 탄소다배출 산업에서 친환경산업으로, 범용재 위주 생산에서 고부가 제품 생산으로 환골탈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저탄소 철강생산 전환을 위한 철강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사진은 한 공업사에서 근로자가 작업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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