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갤럭시S23, 러시아 출격한다
MTS·메가폰 통해 판매…제3국 '병행수입' 우회 조달
국내보다 30만원 비싸…LG·현대차도 예의주시
2023-02-10 15:44:36 2023-02-10 17:16:45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러시아 시장에 삼성전자(005930)의 신형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가 풀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본격화한 지난해 3월 순차적으로 현지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죠. 이달 초 삼성 언팩 2023을 통해 대중에 최초 공개된 갤럭시S23은 지난 7일부터 전세계 각지에서 사전예약에 돌입했는데요 러시아도 해당 시기와 동일하게 출시되는 셈입니다. 다만 가격은 국내 출고가 대비 최소 수십만원이 비쌉니다. 이는 현지 통신사들이 우회적으로 제3국을 통해 물량을 조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삼성전자의 신형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가 러시아 국영통신사 MTS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사진=MTS 캡쳐)
 
10일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통신사 MTS(러시아어로 MTC)와 2위 사업자 메가폰 등은 삼성전자의 신작 갤럭시S23 시리즈의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갤럭시S23 시리즈 라인업을 구성하는 울트라 모델, 플러스 모델, 일반 모델 총 3종이 모두 포함됐습니다. 특히 이들 모델의 현지 가격에 눈길이 가는데요. 울트라 256GB 모델의 경우 출고가가 10만9990루블, 우리돈 190만2800원에 달합니다. 이는 국내(159만9400원)보다 30만윈 이상 비싼 가격입니다. 플러스와 일반 모델(각각 256GB 기준)도 87990루블, 79900루블로 20만원 이상 차이가 납니다.
 
현지 가격 '폭등' 이유는 제3국 수입탓
 
이같이 현지에서 폭등한 가격은 제품이 삼성전자 직거래가 아닌 여러절차를 거친 루트로 반입되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입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러시아에서 공식적으로 사업을 재개하지는 않았다"면서도 "현지에 존재하는 수요때문에 주변국가의 누군가가 병행수입이라는 이름으로 가지고 들어가는 것은 우리가 막을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이 본격화한 이후 중국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 신규 판매량의 약 66%가 중국폰이 차지했다는 조사도 나왔는데요. 때문에 러시아 시장에서 2007년부터 스마트폰 1위 자리를 차지하던 삼성전자는 1위 자리를 중국 업체에 내줘야 했습니다.
 
따라서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표정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러시아 현지 판매고 증가도 제3국에서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뿐만이 아니고 가전도 삼성전자가 계속 러시아 시장에서 1위를 해왔던 제품들이 많이 있으니까 이 시장에서 철수하면 중국 업체로 주도권이 넘어가는 것은 뻔한 사실"이라며 "30년 이상 현지 시장을 닦아논 입장에서 국민브랜드로 인지도를 높여왔기때문에 우회하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점유율을 유지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제재 분위기 속 삼성·LG·현대차도 병행수입 저울질
 
삼성전자 외에 LG전자, 현대차 등도 예외는 아닙니다. 현지 시장을 놓칠 수 없어 내부적으로 이같은 병행수입제도를 저울질하며 국제 관계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러시아 사정에 정통한 조영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박사는 "러시아에는 병행수입 제도가 없었는데 지난해 처음 도입하면서 카자흐스탄이나 혹은 우즈베키스탄으로 들어오는 물류량이 늘었다"며 "우리나라에서 늘어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수출량도 러시아로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우리나라 기업들이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수출에는 어려움이 있고 실제로 수출도 운송 루트도 차단돼있어서 직접적으로 하고 싶어도 쉽지않은 게 사실"이라며 "삼성, LG, 현대차 등은 현지 공장을 운영하고 있기때문에 그것을 쉽게 철수하는 부분에 고민이 많아 완전 철수를 하지는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있는 단계"라고 덧붙였습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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