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전환 앞둔 한국지엠, 성과급 놓고 노사 갈등 커지나
임단협 '성과급' 받는 노조, '팀지엠' 도입 거부
올해 턴어라운드…노조, 큰 폭 임금인상 요구할 수도
2023-02-07 16:49:23 2023-02-07 16:49:23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한국지엠이 사무직 직원들에게 제너럴모터스(GM) 본사 성과급인 '팀지엠'을 지급키로 하면서 지급 대상이 아닌 생산직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성과급 차이가 벌어지는 만큼 차별대우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GM은 글로벌 실적에서 흑자가 나면 글로벌 사업장과 이익을 공유하는 팀지엠 정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부 국가 사업장에서 적자가 났더라도 글로벌 총액으로 이익이 났다면 이를 공유해 'GM은 하나'라는 소속감을 주기 위한 제도로 볼 수 있는데요.
 
로베르로 렘펠 한국지엠 사장이 지난달 30일 2023 GM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한국지엠)
 
팀지엠은 GM의 수익률에 따라 규모가 결정됩니다. GM은 지난해 1567억달러(약 197조원) 영업이익은 145억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입니다.
 
팀장급 이상 사무직만 팀지엠 적용, 올해 전직원 확대
 
그동안 한국지엠에서 팀지엠은 팀장급 이상 사무직만 받아왔는데요. 2012년 글로벌 GM의 임금체계를 수용했기 때문입니다. 팀지엠 임금체계는 고과에 따라 기본급이 인상되고 글로벌 성과급을 받는 것인데요. 임단협도 거치지 않습니다. 호봉에 따른 기본급 인상도 없죠.
 
이에 생산직 중심의 노조는 팀지엠 임금체계 도입을 거부했습니다. 대신 임단협을 통해 매년 기본급 인상과 격려금 및 성과급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2018년 법정관리 위기에 처하는 등 경영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임금 동결, 성과급 미지급이 이어지면서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팀지엠이 팀장급 이하 사무직 직원에게도 지급되는 만큼 생산직 입장에선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무직이 한국지엠 성과와 관계없이 글로벌 성과급을 받는 것과 달리 생산직은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을 놓고 매년 사측과 충돌하고 지급 규모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죠.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같은 사업장에서 형평성 문제도 있기 때문에 생산직 조합원들의 반대가 심하다"며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만큼 생산직 조합원들도 팀지엠 만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흑자 전환 근거로 올해 임단협 갈등 확대 가능성
 
한국지엠은 2014년부터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한국지엠은 올해 흑자 전환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달 30일 "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실하게 마련했다"며 "올해 흑자 전환과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준비가 됐다"고 단언했습니다.
 
업계에선 노조가 실적 개선을 이유로 올해 임단협에서 큰 폭의 기본급 인상과 대규모 성과급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이미 지난해에도 월 기본급 14만2300원 정액 인상, 통상임금의 400% 성과급(약 1694만원)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파업이란 최악의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는데요. 이는 한국지엠 철수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GM 본사에 노조가 철수 명분을 만들어주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미 한국지엠은 대외적으로 'GM 한국사업장'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는 한국지엠이 가진 강성 이미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8000억원 넘게 자금이 투입됐는데 내수 판매량이 오르지 않고 파업 등 노사 분쟁이 생기면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는 명분을 주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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