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덕 현대약품 노조위원장(왼쪽에서 여섯 번째)과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왼쪽에서 일곱 번째), 황인석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위원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 관계자들이 서울 강남구 현대약품 본사 앞에서 촬영한 기념사진. (사진=현대약품 노조)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길어지는
현대약품(004310) 노사 갈등이 새 국면을 앞두고 있습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지부인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이 변수입니다.
부분 파업 철회하고 조정안도 제시
현대약품 노사는 작년 12월 1일 서울 강남구 본사 앞 결의대회를 기점으로 입장 차이를 줄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조 설립 37년 만에 처음 맞는 결의대회이자, 공교롭게도 오너 3세인 이상준 대표가 경영에 참여한 직후죠.
노조 입장을 정리하면 현대약품은 최저 인상률과 격려금을 포함한 3.8%의 임금 인상률을 제시했습니다. 노조는 기본급과 격려금을 모두 포함한 계산 방식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대화를 이어갈 기회가 없진 않았습니다. 노조는 고용노동부 의견을 받아들여 천안 공장 부분 파업을 철회하고 사측에 조정안을 제시했습니다. 대졸 신입사원의 올해 임금은 곧 가동될 태스크포스팀(TFT)에 맡기고 연차는 32개로 조정되는 내용입니다. 다만 현대약품의 입장 변화나 구체적인 계획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노총 화학연맹 나서 혼란 잠재울까
이런 가운데 한국노총 화학연맹의 등판이 상황 전개 양상을 가릴 전망입니다. 한국노총 화학연맹의 활동이 본격화하면 교섭권 역시 노조에서 연맹으로 넘어갑니다. 결의대회를 포함한 활동 방식도 더 활발해집니다.
허성덕 현대약품 노조위원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본사를 방문해 간담회를 가졌고, 황인석 화학연맹 위원장은 (사측과의 논의가) 지지부진하면 연맹에 위임해 교섭을 하는 의견도 제시했다"고 털어놨습니다.
화학연맹은 말을 아끼면서도 등판 가능성을 일축하진 않았습니다. 당사자인 단일 노조가 주도권을 잡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직접 나설 수도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현대약품 사안에 대해 묻자 화학연맹 관계자는 "계속해서 소통하면서 연맹이 함께하기 위해 준비하는 중"이라며 "추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단일 노조의 일에 연맹이 앞장서서 무조건 끌고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단일 노조와 함께 호흡하면서 나아가야 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의견을) 맞춰가는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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