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국내 주요 이동통신업계가 전기차 충전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습니다. 이동통신 3사 가운데 LG유플러스가 최근 충전 사업을 구체화하며 시장에 직접적으로 뛰어들었고 SK텔레콤과 KT는 타 업체와 협업하는 등 간접적인 방식으로 시장을 두드리고 있는 중입니다. 전기차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충전 사업 역시 통신 회선이 들어가는 만큼 사업 확장성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2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현재 전기차 충전 서비스 '볼트업' 론칭을 준비 중인데요. 공식적인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지하주차장를 비롯해 다양한 곳에 충전 시설을 설치, 충전 서비스(베타)를 제공하고 있고 볼트업 앱도 나온 만큼 공식 론칭이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 12일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의 전기차 충전 사업의 유무형 자산 등 사업 일체를 인수했고 이에 앞서 조직개편을 통해 EV 충전사업단을 신설하기도 했습니다.
LG유플러스 볼트업 앱에 따르면 실시간 충전소 정보 제공부터 예약 충전 서비스도 가능합니다. 특히 LG유플러스 멤버십 회원에게는 10% 할인, 볼트업 구독 서비스에 가입할 경우 30% 할인을 제공할 방침입니다. LG유플러스 가입자 이탈을 막고 월 9000원 수준의 구독 서비스로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산입니다.
LG유플러스 전기차 충전 서비스 '볼트업' (사진=볼트업 앱 캡처)
전기차 충전 시장에 적극적인
LG유플러스(032640)와 달리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는 협업 중심 전략을 펼치며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의 경우 T멤버십 기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제휴 서비스를 시행 중입니다. 전기차 충전 분야 티맵모빌리티와 에버온, 전기차 렌트 분야 그린카, 업사이클링 패션 분야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친환경 화장품 분야 이니스프리 등과 협업하는 게 서비스의 핵심입니다. 특히 소비자가 전국 에버온 충전기에서 티맵 전기차충전 간편결제로 전기차 충전할 경우 10% 할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KT는 현대자동차그룹과 손을 잡았습니다. 커넥티비티 분야에서 차량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기 위해 지난 9월 전략적 제휴를 맺었는데 전기차 충전 관련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KT에 따르면 전국 각지의 KT 유휴 공간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EV 충전 인프라를 확대할 방침입니다.
이들은 전략적 제휴에 대한 실행력과 연속성을 제고하기 위한 지분 교환에도 나섰습니다. KT와 현대차그룹은 KT 자사주 약 7500억원(7.7%)을 현대차 약 4456억원(1.04%), 현대모비스 약 3003억원(1.46%) 규모의 자사주와 교환방식으로 상호 지분을 취득했습니다.
SK텔레콤의 T멤버십 기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제휴 서비스 '지구를 지킬 때'. (사진=SK텔레콤)
이처럼 이동통신업계가 전기차 충전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건 충전 사업에도 통신 회선이 들어가는 만큼 사업 확장성 측면에서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사업 연계성이 큰 만큼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산이 깔렸는데요. 전기차 보급이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전기차 충전 수요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힙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등록된 국내 전기차 대수는 40만대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전년 대비 73% 증가한 수준입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충전 시장 규모는 지난해 3000억원에서 2030년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충전 사업도 결국 통신 회선 기반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통신 기반으로 확장할 수 있는 사업에 관심을 갖고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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