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집권여당 국민의힘을 이끌 차기 당대표 경쟁에서 친윤석열계가 단일후보를 내세운다 해도 유승민 전 의원에게 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승민 42.5% 대 친윤 단일후보 28.9%로, 유 전 의원이 크게 앞섰다. '당심'은 달랐다.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제한하면 친윤 단일후보 64.5% 대 유승민 9.4%로, 결과는 '민심'과는 정반대였다. 기존 당원투표(국민의힘 지지층) 7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전체 응답자) 30%의 반영 비율을 적용해도 친윤 단일후보가 과반을 획득했다.
23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66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2.5%는 국민의힘을 이끌어갈 차기 당대표로 유승민 전 의원을 꼽았다. 친윤 단일후보를 선택한 층은 28.9%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28.6%로,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번 질문은 유승민 전 의원과 친윤석열 단일후보 간 양자대결로 진행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친윤 단일후보 64.5% 대 유승민 9.4%로,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보수층에서도 친윤 단일후보 56.2% 대 유승민 21.3%로, 절반 이상이 친윤 단일후보를 지지했다. 차기 전당대회가 당원투표 100%로 치러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친윤 단일후보의 절대우위가 예상된다. 기존 당대표 선출 방식을 적용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당원투표(국민의힘 지지층) 70% 대 일반국민 여론조사(전체 응답자) 비중 30%를 대입한 결과, 친윤 단일후보 53.8% 대 유승민 19.3%였다.
국민의힘은 당대표 선출시 기존 당심 70% 대 민심 30%의 반영 비율을 당원투표 100%로 변경하는 동시에 결선투표제도 도입키로 했다. 이준석 체제에서 극심한 내홍에 빠졌던 악몽은 '유승민 불가'로 이어졌다. 문제는 교통정리를 통한 경쟁력 제고다. 친윤석열 후보가 아닌 안철수, 나경원 두 사람이 당대표 경쟁에 뛰어들 경우 사정은 복잡해진다. 일주일 전인 지난 16일 발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65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에서 유승민(37.5%), 안철수(10.2%), 나경원(9.3%) 순으로 3강을 형성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나경원 전 의원이 선두였다. 친윤 후보인 권성동, 권영세, 김기현, 윤상현 의원 등의 지지율은 미미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유 전 의원이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로 적합하다는 응답이 우세했다. 20대 유승민 47.8% 대 친윤 단일후보 19.2%, 30대 유승민 48.9% 대 친윤 단일후보 22.9%, 40대 유승민 44.6% 대 친윤 단일후보 23.9%, 50대 유승민 47.6% 대 친윤 단일후보 31.7%였다. 반면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에서는 유승민 31.7% 대 친윤 단일후보 38.8%로 뒤집혔다.
지역별로도 모든 지역에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로 유 전 의원을 지지하는 응답이 높았다. 특히 보수 텃밭인 영남에서도 유 전 의원의 우위가 이어졌다. 한때 배신자 프레임에 어려움을 겪었던 대구·경북(TK)의 경우, 유승민 42.1% 대 친윤 단일후보 34.1%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유승민 37.7% 대 친윤 단일후보 32.3%로, 오차범위 내지만 유 전 의원이 앞섰다. 서울 유승민 39.5% 대 친윤 단일후보 30.8%, 경기·인천 유승민 47.6% 대 친윤 단일후보 28.0%로, 수도권에서도 유 전 의원이 승기를 가져갔다. 이외 대전·충청·세종 유승민 33.4% 대 친윤 단일후보 29.9%, 광주·전라 유승민 53.4% 대 친윤 단일후보 16.9%, 강원·제주 유승민 32.2% 대 친윤 단일후보 29.8%로 조사됐다.
지난 2월17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유승민 전 의원이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회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에서 유 전 의원은 40% 이상의 지지를 받으며 친윤 단일후보에 크게 앞섰다. 중도층 유승민 44.5% 대 친윤 단일후보 22.5%였다. 진보층에서는 유승민 60.9% 대 친윤 단일후보 9.4%로, 유 전 의원이 압도했다. 반면 보수층에서는 친윤 단일후보가 절반이 넘는 지지를 얻으며 치고 나갔다. 보수층 유승민 21.3% 대 친윤 단일후보 56.2%였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차기 전당대회를 좌우할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친윤 단일후보는 무려 64.5%의 지지를 받으며 유 전 의원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은 9.4%에 불과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유승민 70.2% 대 친윤 단일후보 3.2%로, 정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50명이며, 응답률은 3.7%다. 8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