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국회 예산안 처리 시점까지 시위를 중단할 것을 제안했다.
오 시장은 20일 SNS에 올린 글에서 “전장연은 그동안 장애인 권리예산 증액을 주장해왔다. 그리고 국회는 전장연 등의 요구를 받아들여 장애인 관련 예산 증액에 합의한 상태다. 그럼에도 전장연이 지하철 탑승시위를 재개한 이유는 장애인 예산안 국회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내년도 국가 예산안 처리가 지연되는 것은 전장연이 미워서가 아니라 여러가지 정치적 사건으로 여야가 대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장애인 관련 예산 증액안 국회 처리를 염원하며 전장연 측에 제안한다. 국회 예산안 처리 시점까지 시위를 중단해달라”고 말했다.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예산 증액 등을 요구하며 출근시간대 지하철에서 시위를 진행 중이다. 시위 과정에서 열차 운행 지연으로 승객들이 불편을 겪자 서울교통공사는 시위가 열리는 역을 무정차통과하고 있다. 이에 전장연은 미리 장소를 알리지 않는 ‘게릴라 시위’로 맞선 상태다.
오 시장은 “경위가 어찌됐든 장애인 인권은 보호돼 한다는 의견이 한 쪽에 있다”며 “다른 한편에선 도를 넘어선 불법행위에 대해선 엄정한 법집행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그러나 이 시점에서 가장 경청해야할 목소리는 아무 죄도 없는 이웃들에게 피해를 전가하지 말라는 선량한 시민들의 목소리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예산안 처리 지연의 책임을 시민들에게 전가하고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전장연의 시위 방식은 분명히 재고돼야 마땅하다”며 “국회에서 관련 예산안 처리가 끝내 무산되는 경우 시위 재개 여부를 검토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전장연이 불법적인 지하철 탑승시위를 지속한다면 시민들의 안전과 편익을 최우선시 해야 하는 서울시장으로서 더 이상 관용하기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경고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광화문역에서 지하철에 탑승해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촉구하는 출근길 선전전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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